부실 털어내고 저금리로 자금조달…금융사 자산유동화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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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이 자산으로 보유한 대출 등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이날 대출, 리스, 할부금융 등의 자산을 유동화해 5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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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침체로 자산 활용한 자금조달 증가 전망
금융회사들이 자산으로 보유한 대출 등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유 자산 유동화로 금융회사 건전성비율을 관리하면서 고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이날 대출, 리스, 할부금융 등의 자산을 유동화해 5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총 3만7065건, 8209억원어치의 자동차대출(오토론) 등의 보유 자산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긴 후 이를 기초자산(일종의 담보 성격)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사 역할을 했다.
메리츠캐피탈은 자산유동화를 채권 발행과 함께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동화 금액이 상당히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부에 자산이 쌓이면서 자산유동화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안다"면서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자금조달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유동화 조달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농협은행과 경남은행은 최근 256개 차주(대출자) 1322억원어치의 부실채권(NPL)을 매각해 120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은행들은 대출 상태를 연체 개월 수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이중 3개월 넘게 연체한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묶은 고정이하여신을 NPL이라 한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의 NPL 기업 우리금융F&I가 농협은행과 경남은행의 유동화 주관사를 맡았다. NPL의 80% 이상은 상가, 아파트, 공장 등을 담보로 잡은 담보부채권이다. 우리신용정보와 MG신용정보가 자산관리를 맡아, 담보자산을 공경매 등을 통해 처분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체 자산을 계속 보유할 경우 연체율과 고정이하자산비율 등의 부실 지표가 악화하고, BIS비율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추가 자본을 쌓아야 한다"면서 "은행들이 건전성비율 관리를 위해 NPL을 유동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고 경기 침체로 부실이 늘면서 금융회사의 자산유동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우량 캐피털사 조달 금리도 5% 내외 수준으로 훌쩍 상승했다"면서 "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도 자산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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