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 美대학가 시끌…한국 대학가에도 연대 성명

국내 대학가에 걸린 성명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SNS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에 이어 국내 대학가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테러 국가 이스라엘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연대를 보내자’는 제목의 성명서가 고려대, 명지대, 부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캠퍼스 내 게시판에 12일 게재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대대적으로 학살·추방하는 인종청소를 통해 1948년 건국됐고, 그 후 인종차별적인 인종분리정책을 줄곧 고수해 왔다”며 “이런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라고 말했다.

서방국가와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이들은 “이스라엘은 미국을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대중을 짓밟았다”며 “윤석열 정부도 재빨리 성명을 발표해 죄 없는 사람들을 짓밟아 온 깡패국가 이스라엘을 편들고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청년학생들도 팔레스타인에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고 했다.

학생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하마스 공습을) 옹호하는 것은 사실상 테러를 지지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스라엘 옹호는 절대 못하겠다” 등 반응이 엇갈렸다.

앞서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그룹’에 속한 학생단체 34곳이 이·팔 전쟁을 두고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해 논란이 인 바 있다. 하버드대 대학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성명이 나온 이후 비판 여론이 일고 일부 기업에서 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움직임이 일자 이중 8개 모임이 입장을 철회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SNS를 통해 팔레스타인지지 성명에 서명한 하버드 학생 모임을 취업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레스토랑 체인 스위트그린 등 대표이사(CEO)들도 이같은 입장에 동참했다.

성명을 지지한 학생들의 신상 털기도 이어지고 있다. 하버드대가 위치한 보스턴 시내에는 지난 11일부터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트럭이 등장했다. 해당 전광판에는 하마스 공격은 이스라엘 책임이라는 취지의 성명에 서명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을 띄웠다.

학생들의 신원을 전광판에 공개한 주체는 미국의 보수적 비영리단체인 ‘어큐러시 인 미디어’다. 이 단체는 뉴욕포스트를 통해 하버드 성명 학생을 ‘반유대주의자’라면서 “자신의 행동에 결과가 따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는 일부 학생 모임이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을 낸 후 논란이 확산하자 학교 주변 경비를 강화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