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꾼 이마트, 내달 첫 시험대 오른다
창립 30주년 할인 행사
그룹 계열사 참여 쓱데이
실적 부진 속 반등 기대감
한채양 대표 체재로 전환한 이마트가 다음 달 첫 시험대에 오른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특별 행사와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쓱(SSG)데이’가 그것이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어닝 쇼크’에 직격탄을 맞은 이마트가 대표 체재 변환 이후 어떤 성적표를 받을 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다음 달 12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이마트는 이날을 전후로 창립 기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열 예정이다. 행사는 11월 말까지 진행되며, 이마트 측은 30주년을 기념해 각 카테고리별로 역대 최대 물량과 할인율을 선보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창립 할인 행사는 매년 해왔지만, 올해는 창립 30주년을 맞는 만큼 역대급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같은 달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쓱데이 행사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쓱데이 행사는 그룹의 백화점, 마트, 패션·식음 등 19개 계열사가 총출동한다. 계열사별 경쟁이 벌어지는 탓에 여느 행사보다 통 큰 할인과 상품 라인업이 꾸려진다. 행사 시작일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 달 둘째 주가 유력히 검토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마트 측은 창립 특별 행사와 더불어 이 쓱데이 행사에 경영·마케팅상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들 행사는 올해 이마트가 실적 악화 속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운 뒤 맞는 첫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달 ‘정용진의 남자’로 불리던 강희석 전 이마트·SSG닷컴 공동 대표를 해임하고,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했다. 강 전 대표의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단행된 인사로, 신세계 안팎에서는 지속적인 실적 악화로 인한 위기감이 반영된 인사란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이마트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이 29조33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7.6%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3168억원(2021년)에서 1357억원(2022년)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 부진이 이어져 지난 2분기 이마트는 5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그룹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 같은 실적 악화 때문에 이마트 주가는 올해 시작할 때만 해도 9만4800원이었지만 최근 6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 속 어수선한 분위기 속 수장 자리를 맡은 한 대표가 창립 기념 할인 행사와 쓱데이 행사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관심인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임 대표 취임 후 맞는 첫 연중 행사이기 때문에 이마트 측에서도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 행사는 대표 교체에 대한 첫 시험대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욱이 이마트는 이르면 이날 오후 점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취임 이후 첫 인사로, 신임 점장들에게도 다음 달 행사들은 첫 번째로 맞이하는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 대표 입장에선 다음 달 행사들이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앞선 인사를 통해 이마트 외 조선호텔앤리조트, 이마트24 대표직을 겸하게 됐다. 당시 그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주요 계열사 대표를 겸직한 것을 두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란 얘기가 나왔다. 한 대표가 총괄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을 의미한 것인데, 다음 달 행사들은 사실상 이를 위한 입증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세계그룹 한 관계자는 "향후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 등 온·오프라인 6개 계열사를 묶는 리테일 통합 클러스트가 만들어질 계획"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이 가운데 3개 계열사를 맡고 있는 한 대표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성과가 받쳐주지 않으면 얼마든지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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