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승자의 저주' 빠지지 않으려면… [기자수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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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다.
민주당이 2년 뒤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둘 때만 해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민주당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만심을 경계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이번 선거를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도, "한때 집권당이던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 한번 성찰한다"고 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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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윤석열 정권 심판' 가서는 안돼
與 득표율엔 野 향한 경고 의미도 있어
쇄신 없다면 내년 총선서 역풍 맞을 것
자신감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다. 선거를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자신감이 역풍의 원인이 된 경우가 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이 대표적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2018년 8월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민주정부 20년 집권 플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공언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 달 뒤 열린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에서는 '50년 집권론'까지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유일한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대통령 10명은 더 민주당에서 배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민주당이 2년 뒤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둘 때만 해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계속되고, 거대 여당의 폭주가 이어지면서 결국 이해찬 전 대표의 바람과는 달리 민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겼다. 이제 그를 제외하고는 민주당 내에서 '20년 집권론'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한 곳의 단체장을 뽑은 선거에 불과하지만, 결과가 함의하는 바는 작지 않다. 먼저, 민주당이 잘해서 승리한 것이 아니다. 이번 선거가 내년 4월 총선의 풍향계로 주목받아 여야 모두 당력을 집중했고, 그 결과 민주당은 17.15%p차로 대승을 거뒀다. 애초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데다 여당의 무리한 공천, 윤석열 정권의 독선적 행보에 대한 심판이 작용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즉 민주당이 도저히 패배할 수 없는 선거였다는 것이다.
김태우 후보의 득표율 39.37%에는 보수 지지층의 지분도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물론 민주당 인사들 모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거대 야당 독주 프레임과 강성 팬덤에 좌지우지되는 당내 상황, 그로 인한 내홍에 대한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진교훈 후보가 과반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40%에 육박한 반대의 민심을 마냥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만심을 경계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이번 선거를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한 것도, "한때 집권당이던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 한번 성찰한다"고 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일 것이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당을 쇄신하지 않고 승리 분위기에 취해 현재의 체제에 안주한다면 민심의 회초리는 민주당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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