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주 반등에 인버스 ETF 매수 개미 좌불안석

LG에너지솔루션 호실적에 이차전지 관련주 훈풍
국내 첫 이차전지 인버스 ETF 수익률 한 자리수대로 하락

두 달 넘게 조정을 받으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이차전지주가 모처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차전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은 이같은 이차전지주의 반등이 달갑지 않다. 이차전지주가 반등할수록 ETF 수익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은 전일 3.32% 하락한 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이차전지주들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거래일에 9% 넘게 급등했던 에코프로비엠은 이날도 4% 넘게 상승하며 22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25만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0일 80만원이 무너졌던 에코프로도 이틀 연속 상승하며 87만원선을 회복했다. 다른 이차전지주들도 대부분 이틀 연속 반등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호실적 요인 중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를 확인하면서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적으로 기대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차전지주들의 반등에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를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고민이 커졌다. 반등세가 이어질 경우 수익률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는 시가총액 상위 이차전지주의 가격을 지수화한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의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구조다.

지난달 12일 상장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는 국내 첫 이차전지 인버스 ETF로 상장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차전지주의 조정과 맞물리면서 상장과 동시에 개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KBSTAR 2차전지TOP10 인버스 ETF는 상장 한 달 만에 개인이 44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차전지주들의 주가 약세에 수익률도 호조를 보였다. 상장 후 전일까지 한 달간 7.40% 상승하며 전체 ETF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익률 기록했다. 지난 10일까지 수익률이 17.82%로 전체 ETF 중 1위였지만, 11일부터 이차전지주들이 큰 폭 반등하면서 수익률이 한 자리수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이차전지주들의 반등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면서 반등의 지속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의 조정으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상태지만 수주 모멘텀 공백은 주가에 부담 요인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고밸류에이션 종목이었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의 2025년 기업 가치 대비 현금창출력(EV/EBITDA) 기준 멀티플은 각각 25배, 18배까지 하락했다"면서 "2023~2025년 국내 양극재 기업들의 연평균 성장률이 45% 이상임을 감안했을 때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3분기는 수주 공백기로 10월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10월 중후반이 비중 확대 시기"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이 이차전지주들의 반등을 이끌었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될 이차전지주들의 3분기 실적도 반등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8조2235억원, 영업이익은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 40.1% 증가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차전지 업종 주가 조정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라며 "전방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연말 양극재 대규모 수주가 연이어 발표되는 한편 리튬 가격까지 반등한다면 업황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