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조차 힘든 류마티스관절염…“치료 위한 끈 놓지 말아야”

신대현 2023. 10.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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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무릎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이 생긴 이후 홍숙희(가명·44)씨의 일상은 무너졌다.

동네 인근 병원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무릎 관절 수술을 받아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류마티스관절염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 뒤 2년 안에 관절이 파괴되면서 장기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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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적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오른쪽 무릎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이 생긴 이후 홍숙희(가명·44)씨의 일상은 무너졌다. 무릎이 붓고 물이 차 걸을 때마다 욱신거렸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어 외출을 꺼리게 됐다. 동네 인근 병원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무릎 관절 수술을 받아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새 왼쪽 무릎도 아파오기 시작했다. 홍씨는 “복용하던 약제로는 통증이 잡히지 않아 주사제인 생물학적제제도 써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진료를 제대로 다시 받고 싶은 마음에 찾아간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에서 마주한 이연아 교수는 유파다시티닙 성분을 이용해 만든 야누스키나아제(Janus kinase, JAK) 억제제를 권했다. 홍씨는 “억제제를 복용하고 나서야 상태가 호전됐다”며 “통증이 많이 해소됐고 부작용도 없었다”고 전했다. 최근 운동량을 늘려가고 있다는 홍씨는 환자가 전문의를 통해 자신의 질환을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치료가 더 잘 풀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류마티스관절염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발병 뒤 2년 안에 관절이 파괴되면서 장기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치료의 끈을 놓지 말고 항류마티스 요법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체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고 관절을 둘러싼 활막의 염증을 유발되는 질환이다. 활막의 염증은 뼈, 연골 등 주변 조직으로 번지며 관절은 점차 파괴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가락과 손목, 발가락 등 작은 관절을 파고드는데 시간이 흐르면 무릎, 어깨 같은 큰 관절까지 침범해 통증이나 부종을 일으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류마티스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23만8984명이다. 이 중 여성이 18만76명, 남성이 5만8908명으로 여성 환자가 3배가량 많았다. 이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해 관절이 망가지면 변형이 일어나고,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될 수 있다”며 “조기 발견과 함께 치료를 위한 적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일반 관절염과 달리 소염진통제만으론 염증이 조절되지 않는다. 항류마티스약제나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엔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면서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한 관절 손상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세포 내에서 염증 경로를 차단하는 JAK 억제제가 나오면서 치료 환경은 더 좋아졌다. JAK 억제제는 기존 요법으로 증상 개선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항류마티스약제 병합요법으로도 효과가 없으면 그 다음 단계로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데, 홍씨의 경우 생물학적제제로 효과를 보다가 다시 상태가 나빠졌다”며 “JAK 억제제를 사용했더니 염증지표인 CRP(보체 반응 단백)와 ESR(적혈구 침강속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기에 항류마티스약제를 잘 써서 관절 손상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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