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도 2023년에도, KT엔 쿠에바스의 마법이 있었다 [IS 스타]
윤승재 2023. 10. 13. 06:00
“It’s time to win(이젠 이길 때가 됐습니다).”
지난 6월 KT 위즈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 했던 말이다. 당시 KT는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가을야구 진출이 불투명했다. KT가 자랑했던 선발 야구마저 흔들리면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팀이 어려운 시기지만, 우리는 바꿀 수 있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그리고 4개월 후, 쿠에바스의 예언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지난 10일 최종전을 마친 KT의 정규시즌 성적은 79승 62패 3무 승률 0.560.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2위까지 치솟았고, -14까지 벌어졌던 승패 마진은 +17이 됐다. 마법 같은 시즌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쿠에바스가 있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컴백한 쿠에바스는 올 시즌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4회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시즌 초 미국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면서 자신과 잘 맞는 하체 움직임을 찾은 게 달라진 비결이었다.
쿠에바스의 활약과 함께 KT도 반등에 성공했다. 붕괴됐던 선발 야구가 쿠에바스의 합류로 안정을 찾았고, 부상 선수들도 한 명씩 돌아오면서 날개를 달았다. 쿠에바스가 합류(6월 17일)한 이후 KT의 성적은 84경기 54승 29패 1무, 승률 0.651. 팀 평균자책점도 3.45로 리그 최고의 성적을 냈다.
이강철 KT 감독도 반등의 원동력으로 쿠에바스를 꼽았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출전한 18경기에서 14경기를 이겼다. 쿠에바스 덕분에 흔들리던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다. 쿠에바스가 14승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줬다”라며 칭찬했다.
쿠에바스의 마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시즌 막판 쿠에바스는 나흘(2경기) 동안 217개의 공을 던지며 ‘1위 결정전’까지 몰렸던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부친상을 당하며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2021시즌 통합우승에 이어 2023년 정규시즌 2위라는 두 번의 마법을 부린 쿠에바스는 이제 다가오는 가을야구에서 또 한 번의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 쿠에바스는 “우승만 바라보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1위)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다시 한 번 우승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라며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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