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규탄' 하버드 학생들 신상 털렸다…대형 전광판 공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의 책임을 이스라엘로 돌렸던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의 신상이 대형 전광판에 공개됐다.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 따르면 하버드대가 위치한 보스턴 시내에 지난 11일부터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트럭이 등장했다.
전광판에는 ‘하버드대의 대표적인 유대인 혐오자들’이라는 문구 아래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의 공격은 이스라엘 책임’이라는 취지의 성명에 서명한 34개 하버드 학생 모임 회원들의 이름과 사진이 번갈아 게재됐다.
또한 학생들의 신원과 함께 ‘이들을 퇴학시켜라’는 등의 메시지도 표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신원을 캔 뒤 전광판에 공개한 주체는 미국의 보수적 비영리단체인 ‘어큐러시 인 미디어’(AIC)다.
이 단체는 1960년대부터 베트남 전쟁에 비판적인 미국 언론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이는 등 보수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만 학생들의 신상을 캐 공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한 것 자체도 잘못됐고, ‘유대인 혐오자’ 등의 문구를 사용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애덤 길레트 AIC 대표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학생들이 자신들이 한 행동이 부끄럽다고 생각하고 사죄한다면 이름을 내려주겠다”며 “자신들의 행동이 떳떳하고 자랑스럽다면 자신들의 주장을 퍼뜨릴 기회를 준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버드대는 일부 학생 모임이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지지하는 성명을 낸 뒤 확산한 논란과 비난 여론을 고려해 학교 주변의 경비를 강화키로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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