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식약처 인증 한약재라더니…1급 발암물질 7차례 검출
정부 인증을 받은 업체가 유통한 한약재에서 1급 발암물질 '아플라톡신'의 허용치가 넘는 경우가 최근 5년간 7차례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플라톡신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곰팡이 독소다.
인증 업체서 지난 5년간 발암물질 7차례 검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에서 아플라톡신이 초과 검출돼 제품이 회수·폐기된 사례는 모두 7건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은 식약처가 인증한 GMP(제조·품질 관리기준) 업체에서 생산됐다. GMP 제조 업체는 정해진 기준과 규격에 따라 적합한 한약재 원료를 입고·출하해야 한다.
아플라톡신은 벤조피렌·비소·카드뮴 등과 함께 IARC가 정하는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 간·담도계 암, 급성 간염, 면역 체계 약화, 기형 유발 등 여러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열에 강한 아플라톡신은 섭씨 270~280도 이상에서 가열해야 분해돼 일반적인 열처리 과정으로는 독소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아플라톡신의 유해성을 이유로 식약처는 국내에서 생산·유통되는 감초·결명자·울금 등 한약재 21종에 대한 아플라톡신 검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지만, 검사 실적은 감소세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한약재에 대한 아플라톡신 수거·검사 건수는 2018년 891건에서 2022년 551건으로 4년 만에 55% 줄었다.
검사 실적이 줄었음에도 인증 업체에서 허용치를 초과한 사례가 확인된 만큼, 현재보다 검사 횟수와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 한약재 등도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은 국회 국정감사 관련 자료에서 “국내 생산 한약재보다 수입되는 한약재의 유통량이 더 많다. 수입 한약재가 전체의 70~80%에 이른다”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보관·유통 중인 한약재에 대한 추가 기준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한의약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중국산 현호색 등 수입 한약재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플라톡신 검사 19건 중 1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수거·폐기뿐 아니라 아플라톡신 발생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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