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연료 공급망 구축하라” 정유업계, 생존 몸부림

황민혁 2023. 10. 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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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원료 확보에서 제품 사용에 이르는 '바이오 연료 공급망'의 구축에 나섰다.

각국은 바이오 연료의 의무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동·식물 유기체를 원료로 생산한 기름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바이오 연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앞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전체 정유제품 수요의 36%를 차지하는 항공유와 경유를 바이오 연료가 대체하기 시작하면 한국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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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의무사용 규제 강화 발 맞춰
국내외 정제·생산시설 구축 박차
친환경 에너지 기업에 적극 투자
게티이미지


정유업계가 원료 확보에서 제품 사용에 이르는 ‘바이오 연료 공급망’의 구축에 나섰다. 각국은 바이오 연료의 의무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빨라지는 중이다. 항공유, 경유 등 정유사의 ‘효자 상품’을 바이오 연료가 대체하면, 기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존폐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GS칼텍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인도네시아 팜유(바이오 디젤의 원료) 정제사업 합작투자 서명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와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가 참석했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 킬리만탄에 26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 디젤(경유) 원료의 정제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2025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간다. 연간 50만t의 바이오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 연료를 실제 운송수단에 투입해 문제 없는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시범운항을, HMM과는 바이오 선박유 시범운항을 시작했다.

바이오 연료는 동·식물 유기체를 원료로 생산한 기름이다. 원유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고, 그간 구축한 내연기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은 모든 수송용 화석연료 공급자에게 ‘바이오연료의무혼합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수송용 바이오 연료 사용비율 14%를 달성할 방침이다. 한국도 2030년 일반 경유의 바이오 경유 의무혼합비율을 기존 5%에서 8%로 높였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전 세계 바이오 연료 시장이 2020년 215만b/d(일당 배럴)에서 2050년 459만b/d로 확대한다고 추산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완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공장 부지 안에 바이오 경유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 50만t 규모 ‘수소화 식물성 기름’(HVO) 생산설비로 전환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속가능항공유(SAF)에 집중한다. 항공기는 이동수단 가운데 승객 한 명당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다. 항공기를 전동화하려면 항공유보다 120배 무거운 이차전지를 탑재해야 한다. 산업계는 SAF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부터 울산에서 SAF를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한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월 증권사 대상 투자설명회에서 “SAF 시장에 2244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생활폐기물을 처리해 SAF를 생산하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000만 달러(약 268억원) 지분투자를 하기도 했다.

에쓰오일(S-OIL)은 지난해 폐유지(기름) 수거 온라인 플랫폼 ‘올수’에 7억원을 투입했다. 지난 2021년엔 삼성물산 상사 부문과 손잡고 바이오 연료 시장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도 맺었다. 두 회사는 바이오 경유와 바이오 항공유 개발, 원료 수급, 제품 생산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더 발 빠른 대응을 주문한다. 정경희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바이오 연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앞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전체 정유제품 수요의 36%를 차지하는 항공유와 경유를 바이오 연료가 대체하기 시작하면 한국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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