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성실한 재판이 민심을 겸허히 받드는 것이다

2023. 10. 13. 0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온전히 떠안은 채 강성 지지자에게 휘둘리는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다.

이 대표가 "승리에 따른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더 큰 반성과 각오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홍익표 원내대표가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제대로 하라고 기회를 준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 공판이 진행 중인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이어 세 번째 기소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자신을 향한 검찰의 모든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해왔다. 검찰권을 동원한 부당한 탄압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조금도 굽히지 않았다. 이제 ‘재판의 시간’이 시작됐고, 이 대표는 장담했던 것처럼 재판에 성실히 출석해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혹시라도 다가오는 총선 또는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거대 야당 대표라는 지위를 앞세워 사법부의 판단에 압력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의 승리로 민주당은 한껏 고무돼 있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의 민심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거나 불필요하게 과장하는 것은 곤란하다.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다시 공천한 무리수, 소홀했던 통합과 협치의 노력 등 집권 여당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민주당의 승리를 불러온 가장 큰 이유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온전히 떠안은 채 강성 지지자에게 휘둘리는 민주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도 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 대표가 “승리에 따른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더 큰 반성과 각오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홍익표 원내대표가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신뢰라기보다 제대로 하라고 기회를 준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는 식의 비정상적인 당내 갈등이나 비명계와 친명계의 공천 전쟁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변화와 혁신으로 당내 민주화를 이루고, 포용과 화합의 정치를 복원해 다양한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당장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지는 무리한 정치 공세부터 걷어내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구속영장 기각이 무죄 확정 판결이 아닌 것처럼 보궐선거의 승리가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의 무조건적 신뢰가 결코 아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