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행 후보자 사퇴는 쇄신의 끝 아닌 시작이어야

2023. 10. 1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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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주식 파킹' 의혹과 인사청문회 중도 퇴장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전날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김 후보자 사퇴의 결정적인 배경이었다.

김 후보자의 사퇴가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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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여가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자진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불거진 ‘주식 파킹’ 의혹과 인사청문회 중도 퇴장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전날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가 김 후보자 사퇴의 결정적인 배경이었다. 지금 여권 내부에서는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다. 당의 쇄신과 대통령실의 국정 운영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여권 내부에서는 인적 쇄신, 총선기획단 조기 출범, 혁신위원회 구성 등 여러 대안들이 백가쟁명식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대통령실도 “정부는 어떤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득표율(56.52%)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얻은 강서구 갑·을·병 3개 선거구의 민주당 득표율(57.26%)과 비슷하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의 득표율(39.37%)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득표율(39.18%)과 비슷하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 미래통합당은 103석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선택한 유권자 상당수가 민주당 쪽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의 승부처는 결국 수도권일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태라면 여권에 어려운 선거가 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0%대에 머물러 있다. 한·일 관계 개선, 한·미동맹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냈지만, 국내 문제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부정적인 요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일방적인 국정 운영이다. 먹고살기 힘든데 불필요한 이념 논란을 벌이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결을 선호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번 선거로 ‘이재명 대표 때리기’와 ‘문재인 정권 탓’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평가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국민이 자신들을 지지할 수 있는 근거들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을 챙기고 갈등을 풀어내는 책임 있는 모습, 이념에 치우치기보다 미래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모습, 냉혹한 국제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도약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총선까지 남은 6개월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국정을 쇄신하고 국민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김 후보자의 사퇴가 쇄신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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