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는 학살자…자진입대는 당연”
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직후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예비군 36만 명에게 동원령을 내렸다. 한국 거주 이스라엘인들에게도 동원령은 예외가 아니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예비군 소집 대상이 아닌 이들까지 귀국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12일 서울을 떠나 이스라엘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태국 방콕공항에서 대기하는 노아(가명·48)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예비군 소집 대상(남자는 계급·병과에 따라 40~45세 이하)이 아님에도 서둘러 이스라엘행 비행기 표를 샀다고 했다.
Q : 소집 대상이 아닌데 입대를 자원했다.
A :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나의 결정은 ‘생각할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다. 내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려면 내가 당연히 당장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사관 등을 통해 소집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짐을 챙겨 이스라엘로 갈 방법을 찾았다. 미국에 사는 형제도 가정이 있지만, 이스라엘 집으로 가 적들과 싸울 방법을 찾고 있다.”
Q : 목숨을 걸어야 할 결정이 될 수 있다.
A : “하마스, 그들은 학살자다.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 반격한다면 하마스에는 항복 말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Q : 북한과 대치하는 한국도 이번 사태에 관심이 많다.
A : “남북한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상황은 다르다. 북한이 정상 국가가 아니란 건 알지만 한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최소한 ‘군대 대 군대’의 싸움이 될 거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맞서야 할 상대는 군대가 아니다. 그들은 테러리스트고 학살자다. 우리는 전쟁법이나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경계조차 없는 하마스를 상대해야 한다.”
Q : 이스라엘 예비군 분위기는 어떤가.
A : “이스라엘 군대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스라엘인으로서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군대다. 우리는 많은 적과 싸우고 있지만, 적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능력에 압도됐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거라고 확신한다. 전 세계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두 동참하고 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한국 내 이스라엘인은 1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대사관 측은 보안상 이유로 예비군 소집 대상이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공관차석은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주말 동안에만 대사관에 이스라엘행 항공편을 문의하는 전화가 20통 이상 왔다”고 말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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