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사랑한 회장님, 별세 전 5년치 공연계획 짜뒀다
1972년 이건산업을 설립한 고 박영주(사진) 회장은 87년 “이건 음악회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임원진이 반대하고 기업의 근거지인 인천에서도 별로 반기지 않았다. 프라하 아카데미아 목관 5중주단이 공연한 1회 음악회는 90년 인천 이건산업 공장에서 열렸다. 박 회장은 생전에 “이건이 작은 합판회사였고, 판매액도 형편없었던 때”라고 회고했다.
올해로 34회째인 이건 음악회가 13일부터 열린다.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박 회장이 직접 외국에 나가 연주자를 섭외했고, 음악회 방향을 구상했다. 그는 지난 3월 작고했다. 올해는 그가 없이 열리는 첫 공연이다.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지훈 이건 홀딩스 매니저는 “고인이 남긴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음악회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원칙은 셋이다. 음악회를 기업의 광고로 삼지 않는 순수성, 어떤 일이 있어도 계속하는 지속성, 이건의 직원들이 직접 꾸리는 진심이다.
박 회장은 생전에 음악회의 시스템을 마련했다. 최 매니저는 “돌아가시기 전에 5년 치 음악회 계획을 짜두셨고,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음악회가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4중주단이 공연한다.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17일 광주 예술의전당, 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21일 부산 금정문화회관에서 드뷔시·하이든·슈베르트를 연주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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