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CPI 소화하며 장초반 혼조세...국채금리는 상승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2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주시하며 장초반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예상을 웃돈 CPI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근원 CPI는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오전 10시31분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1.82포인트(0.33%) 하락한 3만369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38포인트(0.12%) 낮은 4371선을 기록 중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06포인트(0.18%) 오른 1만3683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S&P500에서 필수소비재, 부동산, 유틸리티, 소재 관련주는 하락하고 기술, 에너지 관련주는 상승하고 있다. 포드는 전미자동차노조의 파업 확대로 전장 대비 2%이상 내려앉았다. 타깃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며 1%이상 상승 중이다.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는 실적 발표 이후 4%가까이 올랐다. 델타항공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이상 내렸다. 전날 상장한 버겐스탁은 이날도 3%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CPI,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경제지표와 함께 국채 금리 움직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의 9월 CPI 상승률은 주거비, 휘발유 가격 강세 여파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둔화세를 지속했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했다.
MFS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베누아 앤은 "Fed가 11월에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한다고 말할 만큼 수치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리차드 번스테인 어드바이저의 댄 스즈키는 이날 CPI 보고서가 예상과 거의 일치한다면서 "즉시 잊혀질 보고서 중 하나"라고 전했다. 프린서펄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는 "이벤트가 되지 못하는 지표"라며 언급했다.
같은날 공개된 미국의 지난주(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0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2000건 늘었다. 이는 월가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도 11월 금리 동결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1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0%이상 반영 중이다. 올해 마지막 FOMC인 12월에도 동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61%대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두고 위원들 간 의견이 분열됐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참석자 대다수는 향후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한번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일부는 더 이상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Fed는 지난달 FOMC에서 당초 예상대로 미국의 금리를 5.25~5.5%로 동결하는 한편,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이 뒤따를 것을 예고했었다.
다만 9월 FOMC 이후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세가 가속화하고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이라는 중동발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Fed가 추가 인상에 나설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를 비롯한 Fed 당국자들 역시 "금융시장이 긴축되고 있고, 우리를 위해 일부 일을 해줄 것"이라는 비둘기 발언을 내놓으며 이러한 분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날 9월 CPI 공개 이후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65%선으로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대를 재돌파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4%이상 올라 106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4%가량 오른 배럴당 84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럽 증시는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는 0.19%, 프랑스 CAC지수는 0.31% 내렸다. 영국 FTSE지수는 0.35% 올랐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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