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 배구, 회복하기 힘들 것…시스템부터 바꿔야" [현장: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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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감독 및 선수들이 대표팀의 국제대회 부진에 관해 입을 열었다.
이어 "더 구체적으로, 한국 배구의 앞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해야 한다. 감독들이 각자 자신의 팀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배구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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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청담동, 최원영 기자) 여자프로배구 감독 및 선수들이 대표팀의 국제대회 부진에 관해 입을 열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12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렸다. 오는 14일 공식 개막을 앞두고 모두 희망을 노래했다. 대표팀 이야기엔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끈 여자 대표팀은 지난 5~7월 VNL서 12전 전패, 승점 0점에 머물렀다. 2년 연속 전패로 24연패에 빠졌다.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열린 아시아선수권서는 6위에 그쳤다. 1975년 초대 대회에 참가한 이후 21회 출전한 한국의 첫 4강 진출 실패였다.
지난달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서도 7전 전패, 승점 2점, C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본선행이 좌절됐다. 지난 8일 폐막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서도 5위로 돌아섰다. 역대 두 번째이자 17년 만의 노메달이다. 결국 대한배구협회는 세자르 감독과 계약을 종료했다.
여자부 최고참 사령탑인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현역 시절 명세터로 이름을 날리며 이탈리아 리그를 누볐다. 경험이 많고 시야도 넓다. 한국 여자배구의 현실에 관해 김 감독은 "예민한 문제지만 소견을 말씀드리겠다"며 "현 상태로는 회복하기 무척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시스템 문제를 바꾸지 않는 한 (부진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더 구체적으로, 한국 배구의 앞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의논해야 한다. 감독들이 각자 자신의 팀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배구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사령탑인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의 의견은 어떨까. 아본단자 감독은 "레벨 자체를 높이려면 외국인선수의 수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자르호의 주장이었던 페퍼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는 "과정에서 소홀히 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 및 스태프들이 열심히 했는데 결과를 얻지 못해 속상하다"며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한다. 리그 준비 시간이 짧아 (대표팀 선수들과) 다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해결사로 분전했던 GS칼텍스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는 "선수들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여도 100% 최선을 다했는데 성적이 그렇게 나오니 많이 속상했다"며 "비판도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선수들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국 배구는 더 발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던 IBK기업은행 김희진은 지난 2월 오른쪽 무릎 반월상 연골판 수술을 받아 올해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김희진은 "대표팀 경기를 다 봤다. 세대교체 시기라 향후 몇 년간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 본다"며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이런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할 것 같다. 보다 열심히, 기술을 연마해야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아직 어린 편이다. 다들 경험이 쌓이면 한층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사진=청담동,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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