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내 하마스 지지시위에…키신저 “외국인 너무 많이 받았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독일 수도 베를린 등에서 일어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지 시위와 관련해 “너무 많은 외국인을 나라로 들인 탓”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간) 폴리티코EU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독일 방송과 인터뷰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독일 베를린 거리에서 아랍인들이 환호하는 걸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혀 다른 문화와 종교,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받아들인 것은 (독일의) 중대한 실수”라며 “이는 국가 내에 이익집단을 형성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의 진정한 목표는 아랍 세계 전체가 이스라엘과 적대하고, 그들 사이의 평화협상을 끝내는 것”이라며 “하마스의 공개적인 침공 행위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이 그랬듯, 이번 분쟁이 주변 아랍 국가들까지 끌고 들어가는 것을 우려했다.
또 키신저 전 장관은 하마스의 공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마찬가지로 “국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938년 가족과 함께 독일에서 탈출한 키신저 전 장관은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로 친인척 13명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나흘간 영국에서 89건, 런던에서만 50건의 유대인 혐오 범죄가 발생했다고 유대인 단체 CST는 전했다. 전년 동기(21건) 대비 4배 이상이다.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 경례를 하는 모습이 담긴 그라피티가 런던 시내에 등장하고, 한 유대인이 버스에서 두들겨 맞고 유대교 모자(키파)를 빼앗기기도 했다고 영국 석간 이브닝스탠더드가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2일 독일 연방하원에서 한 시정연설에서 “이 순간에 독일의 자리는 이스라엘의 옆자리밖에 없다”며 “우리의 과거사, 홀로코스트로부터 연유하는 책임에 따라 이스라엘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편을 드는 것은 우리의 상시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의 테러를 독일 거리에서 자축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연대 네트워크 사미돈에 대해서도 활동 금지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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