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文정부 통계조작…여야 국감서 격돌
12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선 여·야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슈에 대한 정쟁이 그대로 이어졌다.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해양수산부 국감에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을 놓고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연초부터 총공세를 퍼부은 이슈인 만큼 해수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대책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질타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정부 홍보와 달리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본 후쿠시마현 인근에서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농·축·수산물이 지금도 나오는데, 이상 없다고 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원택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탓을 하는데 유독 오염수 투기는 문재인 정부 입장을 계승했다는 가짜 뉴스, 허위 주장을 한다”며 “오염수 안전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친일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편다”고 꼬집었다.
반면 여당은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 수산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원전 처리수는 (한국보다) 알래스카·캐나다·미국으로 먼저 간다”며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농도는 우리 해역보다 캐나다·미국이 더 높은데 (해당 국가는) 해악을 끼칠 만큼 지나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우리 수산업 종사자들이 방사능 괴담 때문에 소비가 하락, 장사가 안돼 너무 힘들어한다”고 거들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과도한 조치’라고 맞섰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는 대일 수산물 수출 흑자국이다. 4배 정도 수출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생각해야 한다.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차단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무역 상호주의에 따른 수출 감소, 우리 어민 소득 감소 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또 “수산물의 방사능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안전 업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위원회 통계청 국감은 반대로 여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소득 통계 조작과 관련해 조직적인 개입 여부 등을 추궁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청이 2018년 소득분배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자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통계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통계 설계 부서 담당자가 가중값이 불안하다며 반대했지만, 당시 황수경 청장의 승인 없이 패싱해 통계 조작을 했다면서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은 “가계동향조사 통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한 ‘웨이브7’ 방식을 2021년에서야 적용한 것 역시 문 정부의 통계조작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웨이브7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보다 빈부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전년 대비 더 악화한다. 송 의원은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처럼 호도하기 위해 적용을 늦췄다”고 꼬집었다.
반면 야당은 감사원이 정치적 감사로 통계청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맞섰다. 통계조작 감사가 전 정부 ‘흠집 내기’라고 깎아내렸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계동향 조사의 소득 및 지출 조사를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라며 “갑작스럽게 조사 방법을 바꾸고 표본 수를 줄이다 보니 통계가 제대로 나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표본에 관여하는 통계청 직원이 3000명인데 어떻게 조작이 가능하냐”며 “통계청의 통계 조작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의 정치 감사원, 정치 검찰에 의한 감사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통계조작 논란과 관련해 “법적 근거 없이 세부 마이크로데이터가 외부로 나간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최종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청은 조작이 가능한 조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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