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뒤 도로 버려졌다"…중국, 자국민 숨졌는데 몸 사리는 이유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차별 습격으로 현지 중국인 3명이 살해당했으며 2명이 실종 상태라고 중국 외교부가 12일 확인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3명의 중국 국민이 충돌 중 불행하게 사망했으며, 2명은 실종됐고 다수가 부상당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희생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부상자에게 진심 어린 위문을 전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진출한 중국 기업 조직인 중화상회는 7일 하마스 공격 당시 장쑤성 출신의 35세 쩌우(鄒)씨와 완(萬), 차오(曹) 씨가 트럭으로 이동 중 무장한 하마스에게 피습당한 뒤 도로에 버려졌다고 최소 2명의 중국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관련 정보를 차단해 SNS에서 검색을 막는 등 보도를 통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1일 보도했다.
후핑(胡平) 중국 시사 평론가는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하마스 죄상을 물타기 하려는 시도”라며 “일단 중국인 사망자 발생을 인정하면 하마스 비난 여론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의 기존 방침은 가능한 한 팔레스타인에 어떠한 비난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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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제로 에너미’ 정책 검증대 섰다”
이번 이·팔 사태로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분쟁에서 일방적으로 한쪽을 비난하지 않는 중국 특유의 ‘제로 에너미(중국의 적을 만들지 않겠다는 외교)’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메드 아바우도(Ahmed Aboudouh) 영국 채텀하우스 연구원은 “중국 외교부의 이러한 태도는 이·팔 사이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헷지 평형을 유지하려는 시도”라며 “다만 이스라엘 반응을 보면 베이징이 중동과 일대일로 프레임 아래에서 유지해 온 ‘제로 에너미‘ 정책이 현실의 검증을 받게 됐다”고 도이체밸레(DW)에 말했다.
뒤늦게 중국인 피해를 인정한 중국은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부각해 보도했다. 중국 신경보의 SNS 계정인 ‘정사아’(政事兒)는 12일 오전 가자 지역에서 활동하던 유엔 요원 11명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졌다는 글을 폭격 영상과 함께 게재했지만, 중국인 사망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中 중동특사 “팔레스타인 인도주의 위기 우려”
중국은 이스라엘의 보복에 따를 피해를 강조하면서 팔레스타인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프랑스 대사를 역임한 자이쥔(翟雋) 중국 중동문제 특사는 10일 이집트에 이어 11일 팔레스타인 외교부 제1차관과 연쇄 통화를 갖고 팔레스타인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발표했다. 자이 특사는 우사마 이집트 팔레스타인 사무부장조리와 10일 통화에서 “이·팔 충돌이 악순환하는 원인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여전히 공정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자이 특사는 11일 팔레스타인 외교부 제1차관과 통화를 갖고 “무고한 민간인 사상이 발생하는 데 깊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팔레스타인의 안전과 인도주의 정세의 엄중한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즉각적인 휴전과 민간인 보호가 급선무”라며 “국제 사회는 실질적인 역할을 발휘해 함께 정세의 안정을 이루고 팔레스타인 인민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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