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분교' 생긴다…폐교 옆 과밀학교 아이러니, 해결책될까
저출산 영향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이르면 2025년부터 분교가 등장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수가 적거나 지나치게 많은 곳에 서울형 분교인 ‘도시형캠퍼스(가칭)’를 만들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2일 ‘도시형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계획을 바탕으로 서울시 전역의 학생 수 감소와 지역별 개발 및 선호도 차이에 따른 인구 불균형 문제와 교육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농어촌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분교가 서울에도 등장하게 된 원인은 급격한 학생 수 감소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30년 서울 학생 수는 2012년 116만1632명에서 2022년 80만6340명으로 줄었다. 2030년에는 57만2390명으로 2012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서울에서도 학생 수 감소 흐름을 피하지 못해 염강초·공진중(2020년)에 이어 올해 화양초가 문을 닫는 등 폐교가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대규모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일어나는 지역에선 학생 수가 갑자기 늘면서 과대·과밀학교가 생기고 있다. 이런 지역에서는 학교를 신설해 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를 신설하려면 교육부의 학교 설립 심사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초등학교 기준 36학급, 학생 수 600~1000명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 교육감은 “서울의 학급당 학생 수는 15~35명까지 분포돼 있어 과대·과밀학교, 원거리 통학 문제를 유발해 서울 안에서 교육환경의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남는 학교부지에 공공아파트 짓는 계획도
도시형 캠퍼스는 크게 개편형과 신설형 두 가지로 나뉜다. 개편형은 학생 수가 급감하는 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폐교하는 대신 도시형캠퍼스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기존 학교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는 ‘제2캠퍼스 학교’와 학교의 남는 부지에 공공아파트를 설치하는 ‘주교복합학교’ 유형이 있다. 공공아파트는 유치원~중3 자녀가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임대해 학생을 유입 시키는 안을 검토 중이다.
신설형은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학생이 늘어나는 지역에 캠퍼스를 신설하는 유형이다. 아파트 단지 인근의 학교 부지를 사용하거나 인근 상가,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 학교로 리모델링하는 방식이 있다.
본교와 동일 교육과정 운영…내후년 문 연다
도시형캠퍼스는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최소 12학급에서 최대 24학급, 학급당 학생 수는 15~25명 규모로 운영된다. 원칙적으로 학년별 최소 2학급 이상을 전 학년 운영해야 하지만, 개편형의 경우 특정 학년만 편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중·고등학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이 가능할 경우 학교 설립이 어렵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첫 도시형 캠퍼스는 강동구 고덕강일3지구의 강현초(가칭) 부지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당초 고덕강일3지구는 단지 내 초등학교 부지를 확보했지만, 입주가 시작된 후 학생 수가 부족해 학교 신설이 어려웠다. 서울시교육청은 주민들과 합의 끝에 기존 강현초 부지에 인근 강솔초의 분교 격인 도시형캠퍼스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처음에는 주민 반대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98%가 찬성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5년 및 향후 5년간 학생 수 추이를 분석해 도시형캠퍼스 대상 지역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2035년까지의 서울지역 내 통폐합 대상 학교를 정리해 1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사전협의를 거쳐 내년 10월까지 대상 학교를 선정한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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