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추모비 제막식 찾은 최태원 “한미동맹 강화, 우리가 보답할 길”

이희권 2023. 10. 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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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윌리엄 E. 웨버 대령과 존 K. 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제막식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우리나라가 반도체·배터리 등 최첨단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일 6·25 참전용사이자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불리는 윌리엄 E. 웨버 대령과 존 K. 싱글러브 장군의 추모비 앞에 머리를 숙이며 이같이 말했다.

재단법인 한미동맹재단과 SK그룹은 이날 경기도 파주 임진각 보훈단지에 웨버 대령과 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제막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웨버 대령과 싱글러브 장군을 비롯한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은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라는 씨앗을 선물했다”고 강조했다.

1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윌리엄 E. 웨버 대령과 존 K. 싱글러브 장군 추모비 제막식에서 최태원 회장(사진 가운데)과 유족, 한미동맹재단, 주한미군전우회, 주한미군 등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웨버 대령은 공수부대 장교로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원주 전투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뒤에도 장애를 딛고 미국 워싱턴DC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와 전사자 명단을 새긴 추모의 벽 건립에 앞장서는 등 평생 6·25 전쟁을 재조명하는 데 헌신했다. 생전 그가 여러 행사에서 왼손으로 경례하던 모습은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싱글러브 장군 역시 6·25 참전 용사로 1977년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미 행정부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는 등 한·미 동맹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별세해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앞두고 추모비 건립을 추진해왔다. 소식을 들은 SK그룹이 제작비 지원을 결정해 추모비 건립이 성사됐다.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설립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연합뉴스


최 회장은 “웨버 대령이 추모의 벽을 건립한 후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생의 임무를 완수했다(Mission Complete)’는 말씀을 남겼다고 들었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양국의 협력을 발전시키고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지난해 10월 별세한 웨버 여사의 뜻을 이어 웨버 대령의 손녀 데인 웨버 양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웨버 대령이 평생에 걸쳐 추진했던 추모의 벽 사업에 국내 기업 최초로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후원하고 건립식에 직접 참석해 웨버 대령의 부인인 애널리 웨버 여사에 감사와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SK그룹과 한미동맹재단은 보훈 단지와 추모비 현장을 한국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된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록하고 미래 세대들에 안보와 자유의 가치를 교육하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최태원 회장(왼쪽 다섯째)이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빌 캐시디 루이지애나 공화당 상원의원,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마이크 크레이포 아이다호 공화당 상원의원, 최 회장, 척 슈머 뉴욕 민주당 상원의원(민주당 원내대표), 존 오소프 조지아 민주당 상원의원, 매기 하산 뉴햄프셔 민주당 상원의원, 존 케네디 루이지애나 공화당 상원의원,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박원철 SKC 사장. 사진 SK그룹


한편 최 회장은 11일 서울 종로 SK 서린사옥에서 방한 중인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상원의원 대표단 6명을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표단은 “SK가 한미 양국의 가교이자 반도체·배터리·에너지의 핵심 공급망 파트너가 됐다”며 “SK의 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한층 더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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