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은행 맞나…'수정테이프'로 가짜계좌 1662개 만들었다
DGB대구은행이 실적을 채우려고 고객 동의 없이 허위 증권계좌를 대량으로 만든 사실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확인됐다. 대구은행 직원들은 고객 몰래 증권계좌를 만들기 위해 정상적으로 작성된 다른 계좌 신청서를 복사해 활용했다.
다른 신청서 복사해…1662건 부당 계좌 개설
계좌 개설에는 고객이 정상적으로 작성한 다른 계좌 신청서를 활용했다. 직원들은 고객이 직접 전자 서명한 A증권사 증권계좌 개설 신청서를 최종 처리하기 전에 출력해 사본을 만들었다. 이를 수정 테이프를 이용해 증권사 이름이나 증권계좌 종류 등을 고쳐 다른 계좌 신청서로 다시 활용했다.
연락처 바꿔, 계좌 개설 숨기기도
계좌 실적 압박이 원인…내부통제도 미흡
대구은행은 계좌 개설을 직원들에게 압박했지만,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내부통제 장치는 마련하지 않았다. 고객이 전자 서명한 서류를 마음대로 출력할 수 있게 허용했고, 이를 다른 증권사 계좌 개설 신청서로 이용 가능하게 운영했다. 또 다른 예금거래와 달리 증권계좌 개설 시에 담당 직원이 임의로 고객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난 4월에 적발하고도 조치 안 해
사후 점검도 엉망이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4월 이미 고객 휴대전화 번호를 임의 변경하거나 고객이 직접 기재하지 않은 서류로 계좌를 개설한 사례를 적발했지만, 구체적 지침 없이 유사사례 방지 교육 및 내부통제를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만 발송했다. 이 때문에 이후 벌인 자체 감사에서 문제점을 적발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소홀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또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가 있는데도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조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잇따른 지방은행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 금융 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및 감독 기능 전반에 대해서도 별도 점검할 계획이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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