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 "韓서 아리랑 연주, 책임감 느낀다"
13~22일 전국 5개 도시 6회 무료 공연
2006년부터 마지막 곡 '아리랑' 연주
올해 34회째를 맞은 '이건음악회'가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광주, 대구, 부산, 인천 등 5개 도시에서 총 6회에 걸쳐 진행한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이 참석해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측백나무’를 연주했다. 이들은 올해 '이건음악회'에서 아리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건음악회'는 국내 기업이 개최하는 음악 메세나 행사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1990년 인천 이건산업 공장에서 프라하 아카데미아 목관 5중주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이건음악회는 이후 외환위기,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 속에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료 연주회를 개최해왔다.
음악회는 지난 3월 작고한 창업주 고(故) 박영주 회장이 직접 연주자들을 섭외하며 오랜 기간 키워온 행사다. 박 회장은 기업을 내세우지 않고 상업성을 배제한 '순수함', 직원들이 직접 공연 기획과 운영을 책임지는 '진심', 쉼 없이 이어지는 '지속성' 등 3가지 원칙에 따라 음악회를 이어왔고, 국내 대표 메세나로 성장시켰다.
올해 음악회는 박 회장 작고 후 처음으로 열리는 공연이다. 앞서 박 회장은 작고 전부터 5년 치 음악회 계획을 짜두고, 자문위원회도 구성, 자신이 없어도 음악회가 지속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생전 박 회장은 해외에 공연을 보러 가면 연주자 대기실 앞을 지켰다가 함께 점심을 먹으며 한국 방문을 부탁하곤 했다고 이건 측은 밝혔다.
특히, 독일 명문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4중주단'을 초청해 음악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감정과 감동을 나누며 더욱 너그럽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자는 포용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15일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7일 광주 예술의전당, 19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21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2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6회 공연을 개최한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4중주단 리더이자 제1바이올린 연주자인 볼프람 브란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3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음악을 통한 나눔을 실천해 온 이건음악회의 진정성에 뜻을 함께하고자 초청에 적극적으로 응하게 됐다"며 "의미 있는 공연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까지 참여하게 돼 무척 기대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450년 전통의 독일 명문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파트의 수석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은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지도로 10년 전 첫 공연을 시작한 이래 클래식과 현대음악을 아우르는 다양한 레파토리와 세계 각국에서의 공연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볼프람 브란들과 리판 주(제2바이올린), 유스트 카이저(비올라), 클라우디우스 포프(첼로)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드뷔시의 현악 4중주 G단조, 하이든의 현악 4중주 F단조,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C장조 등을 연주한다. 협연자로 첼리스트 강민지, 박노을이 함께 무대에 선다.
이들은 공연에서 아리랑 편곡 공모전 수상작인 대학생 김다연(21)씨의 '윤정옥 아리랑' 연주도 선보일 예정이다. 밀양 아리랑 전설의 주인공 아랑 윤정옥의 삶을 바탕으로 아리랑을 재해석한 곡이다. 클라우디우스 포프는 “‘아리랑’이 갖는 문화적 중요성과 전통 등을 고려했을 때 이 곡을 매우 잘 연주해야 하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 출신 리판 주 또한 "친숙한 멜로디의 아리랑을 직접 연주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14년째 음악회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지훈 이건음악회 프로젝트 매니저는 "고인이 되신 박 회장님께서 남기신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음악회를 지속할 것"이라며 "모든 이건 임직원이 대행사 없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진심을 담아 34회 이건음악회를 만들고 있는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Z칼럼]한강 작가도 받지 못한 저작권료와 저작권 문제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
- '북한강 시신 유기' 현역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아시아경제
- "수지 입간판만 봐도 눈물 펑펑"…수지 SNS에 댓글 남긴 여성이 공개한 사연 - 아시아경제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석유는 신의 선물이야"…기후대책 유엔회의서 찬물 끼얹은 사람 - 아시아경제
- 바이크로 수험생 바래다주던 송재림…"화이팅 보낸다" 격려도 - 아시아경제
- "원금 20배" 62만 유튜버 말에…역대최대 1만5000명 3000억 뜯겼다 - 아시아경제
- "저거 사람 아냐?"…망망대해서 19시간 버틴 남성 살린 '이것' - 아시아경제
- 올해 지구 온도 1.54도↑…기후재앙 마지노선 뚫렸다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