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머리 빗었더니 쫙 펴졌다…다이슨 '바람 기술' 가격은

이소아 2023. 10. 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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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드라이어와 청소기 등으로 유명한 다이슨이 5년 가까이 연구개발한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헤어 기기를 발표했다.

윌 커 다이슨 헤어케어 제품 연구개발 총괄이 12일 신제품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를 출시하며, 대형모델을 통해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다이슨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젖은 머리를 말리면서 동시에 모발을 펼 수 있는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를 이날부터 한국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집게 모양으로 벌어지는 두 개의 열판으로 모발을 곧게 펴주는 다이슨 기기는 기존에도 있었다.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람의 움직임을 활용해 모발을 펴기 때문에 모발 손상 없이 젖은 머리에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말리면서 모발 펴주는 기술 선봬


윌 커 다이슨 헤어케어 제품 연구개발 총괄은 “모발은 젖었을 때 단백질 수소 결합이 약해져서 펴거나 구부리는 등 다른 형태로 변형하기가 쉽지만, 이때 열을 가하면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다”며 “공기 흐름, 즉 기류를 이용해 건조와 스타일링을 동시에 하는 까다로운 기술을 약 5년에 걸쳐 개발해 제품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 바람의 방향과 압력을 이용해 모발을 펴기 때문에 젖은 머리에 사용해도 손상이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진 다이슨


다이슨은 스스로를 정보기술(IT)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다이슨 비밀기지’로 불리는 영국의 D9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6000명이 넘는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프로토타입(기본 모델)을 만들고 제품에 적용한다.

이번에 선보인 핵심 기술은 모발을 중심으로 두 개의 바(bar)에서 바람이 분사돼 45도 각도로 흐르게 하는 기술이다. 윌 커 총괄은 “두 기류가 직각으로 부딪히면 폭풍 같은 난류가 생겨 모발은 빠르게 마르지만 부스스해지고, 반대로 나란히 흐르면 잔머리는 덜 발생하지만 건조가 잘 안 된다”며 “최적의 바람 각도를 찾아내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자주 감고, 자주 말리는 한국인


여기에는 한국 소비자 특징도 적극 반영됐다. 다이슨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5%는 매일 머리를 감고, 58%는 매일 드라이기를 사용한다. 이는 글로벌 평균의 각각 두 배에 달하는 빈도다. 윌 커 총괄은 “에어 스트레이트너는 열판 예열이 필요없고 건조와 스타일링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평균적으로 머리 말리는 시간 10분과 스타일링 시간 10~20분 중 절반 등 매일 20분 정도의 시간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김선우 헤어디자이너가 다이슨 신제품을 사용해 실제 스타일링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이소아 기자


사용자들은 젖은 모발 모드에서는 80·110·140℃, 건조된 모발 모드에서는 120·140℃ 등의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선 ‘콜드 모드’로 완성된 스타일을 고정할 수 있고, 기기의 두 바를 합치면 마치 헤어 드라이어처럼 머리를 말리거나 뿌리 부분에 볼륨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바람과 온도를 조합하면 딱 달라붙는 생머리가 아닌 공기를 품은듯한 자연스러운 생머리가 연출된다는 게 다이슨의 설명이다.

다이슨은 이 밖에도 편의성을 높인 고해상도 컬러 액정표시장치(LCD), 기기를 바닥에 놓으면 자동으로 저속으로 작동하고 3초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정지하는 에너지 절약기능, 두 바를 합치면 세지고 열면 약해지는 자동 바람 조절 등 지능형 기술을 적용했다.

윌 커 다이슨 헤어케어 제품 연구개발 총괄이 12일 신제품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의 단면을 통해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책상에 놓인 '하이퍼디미엄' 모터는 지름 27cm로 소형이지만 초당 11.9L의 바람을 분출하고 최대 3.6kPa(킬로파스칼)의 공기압으로 모발을 편다. 이소아 기자


에어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너의 가격은 59만9000원이다. 윌 커 총괄은 “다이슨 제품엔 우연히 생기고 불필요한 게 하나도 없다”며 “모터와 열 제어·설정 변경 속도 시스템 등 업계 최고의 기술을 쓰는 게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이슨의 강점은 어느 한 부품이나 기능이 아니라 성능·편의성·미관 등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며 “소형화·경량화에 초점을 맞추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뷰티 사업 연구개발에 5억 파운드(약 82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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