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준중형 전기 SUV 국내 첫 공개 “전기차 라인업 본격 확대”
기아가 본격적으로 전기차(EV)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EV6와 EV9, 니로EV, 레이EV, 봉고EV 등 5종에 더해 수요가 많은 준중형급 차종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12일 경기도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2023 기아 EV 데이’ 행사를 열고 전기차 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날 “대중화 EV 모델로 라인업을 확대해 가능한 많은 이에게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에는 연 16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30년 연산 160만 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4%가량을 차지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는 기아가 생산하는 전체 차량 중 37%를 전기차로 채우게 된다.
“3만~8만 달러대 풀 라인업 갖출 것”
이날 기아는 EV 비전 선포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신차도 대거 공개했다. 준중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더 기아 EV5와 더 기아 콘셉트 EV4, 더 기아 콘셉트 EV3 등이다. EV5는 EV6,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 모델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통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최초의 전륜 기반 전기차다. 여기에 더해 오는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5종으로 확대한다는 게 목표다.
기아는 이들 신차와 기존에 출시한 EV6·EV9을 묶어 대당 3만~8만 달러(약 4020만~1억700만원)대 풀 라인업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공개한 EV5와 EV4, EV3 등 중소형 모델은 3만5000~5만 달러대에 출시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 전기차를 통해 소비자들의 전기차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V3와 EV4는 내년부터, EV5는 2025년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기아가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키우는 건 관련 시장이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기아에 따르면 올해 720만 대 규모인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내년에는 970만 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1년 새 35%가 커지는 셈이다.
선택지 넓혀 전기차 시장 선점
하지만 충전 부담과 더불어 전기차 구매 시 다양한 선택지가 없다는 점은 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 여전한 숙제다. 현재 미국에서는 400여 종의 내연기관(ICE)차가 판매 중이지만, 전기차 판매 모델은 30여 종에 그친다. 기아가 공격적인 라인업 확대에 나선 이유다.
지역별 전기차 생산·판매 전략도 제시했다. 먼저 한국은 ‘EV 글로벌 허브’를 담당한다. 중국 현지에서는 중대형 EV를 생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EV 풀 라인업을 갖춘다. 유럽에서는 중소형 EV가 중심이다. 송 사장은 “상대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느린 신흥 시장에는 초기에 EV6와 EV9을 투입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추후 EV5·EV4·EV3 및 각국별 전략 EV를 추가해 상품 선택의 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판매 비중이 커지는 만큼, 전기차 생산거점도 빠르게 늘려가기로 했다. 현재는 수출용 리오와 스토닉을 생산하던 오토랜드 광명2공장을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전환 중이다.
글로벌 충전 인프라도 대폭 확대한다. 최근 기아 북미 법인은 내년 4분기부터 미국 판매 전기차에 북미충전표준(NACS) 충전 포트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약 1만2000기의 테슬라 수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북미에서 제너럴모터스(GM)·BMW·메르세데스-벤츠 등 5개 완성차 그룹과 연합해 2030년까지 3만 기의 초급속 충전기 설치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주=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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