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보궐 참패 따른 전열 재정비 시작…김행, 자진 사퇴

"늦게까지 강서 보궐선거 지켜봤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자진 사퇴하기로"
尹, '후보자 지명 철회'는 피하게 돼
정치적 부담 조금은 덜었다는 평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여파에 따라 정부·여당이 전열을 재정비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행 후보자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어제 늦게까지 강서구 보궐선거를 지켜봤다"며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께 누가 돼 죄송하다"며 "본인의 사퇴가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치렀으나, 청문회는 논란 끝에 파행으로 끝났다. 윤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해야 했으나, 신원식 국방부 장관·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먼저 임명되는 사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참패하면서 김 장관 임명 강행의 동력이 사라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보궐선거 참패 이튿날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가 적절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같은 뜻을 대통령실에 건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김 후보자 또한 자진 사퇴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김행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 되는 '후보자 지명 철회'를 하지 않아도 돼, 정치적 부담을 조금은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벌써부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들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2연속 낙마'는 심각한 사태로 비화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김현숙 장관이 장관직을 계속해서 수행하면서 시간을 갖고 후임자를 찾아보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날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민심 이반이 드러난 만큼, 어떻게든 민심을 수렴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며 "김행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한 것은 그러한 측면에서 일단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행 후보자는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회사를 운영했으며 불법을 저지른 적이 결코 없다"며 "내게 주어진 방법으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를 전후한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 쟁송을 통해 사실 여부를 가리겠다는 뜻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