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생활 등을 약점으로 잡아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유튜버 김용호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12시45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람이 뛰어내린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 호텔 4층 바닥에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이 호텔 11층에 묵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숨진 상태 등으로 미루어 11층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찰은 앞서 김씨 가족으로부터 “(김씨가) 전화가 와서 ‘내가 죽으면 된다’는 말을 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그는 사망하기 전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인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를 통해 “걱정과 실망을 끼친 것 같다.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메시지”라며 “저는 이제 사라지겠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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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논란… 숱한 법적 공방
김씨는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던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에 한동안 출연했다. 연예인과 정치인 비위ㆍ사생활 등 의혹을 제기하는 콘텐트를 주로 다뤘지만, 가짜뉴스 논란과 소송전에 자주 휩싸였다.
가장 최근엔 강제추행 혐의로 법정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9년 7월 부산의 한 고깃집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가벼운 스킨십이었을 뿐이다.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공소사실이 인정된다. 사건 경위 등을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김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숨지기 전 남긴 유튜브 영상에서 김씨는 “무조건 무죄라고 생각했는데 판결 선고할 때 황당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엔 서울동부지법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2019년 8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 전 장관이 밀어준 여배우는 누구’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그는 영상을 통해 조 전 장관이 작품ㆍ광고 등 활동이 원활하도록 특정 여배우를 비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주장에 대해 법원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전파성이 강한 유튜브 방송에서 적시해 피해자 명예를 훼손했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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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약점 잡아 수억 받았다” 경찰 조사도
김씨는 비슷한 이유로 경찰 수사도 여러 차례 받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21년 9월 자택 앞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한 사이버 명예훼손, 모욕 등 혐의로 10건 넘는 고소장이 접수됐지만 10여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공갈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년 9월부터 유명 연예인과 소속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생활 등 약점을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하지만 김씨는 “공갈 협박을 하지 않았다. 금품을 받긴 했지만,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나중에 돌려줬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의 영장 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