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이-팔 전쟁 속 커지는 ‘종교혐오’…교회는 종교 순기능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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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한 뒤 종교 자체에 대한 혐오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변 국가 간의 복잡한 정치적 맥락과 함께 종교적 근본주의가 전쟁의 배경으로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공간에는 이번 전쟁을 '종교 분쟁'으로 규정하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김재명 건양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소위 기독교와 같은 제도화 된 집단이 공적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파당을 만들고 잇속을 챙기는 모습이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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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한 뒤 종교 자체에 대한 혐오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변 국가 간의 복잡한 정치적 맥락과 함께 종교적 근본주의가 전쟁의 배경으로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공간에는 이번 전쟁을 ‘종교 분쟁’으로 규정하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와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하마스의 잔혹성, ‘피의 보복’이라 할만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에서 어떤 종교적 관용도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종교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같은 원색적 비난도 있지만 ‘역사 속 기억할 만한 종교 분쟁들은 대게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한 3개 종교(기독교 이슬람 유대교)에서 기인했다’ ‘종교로 죽이고 탐욕 채우고 결국 종교 기득권이 이득을 챙긴다’ ‘증오와 혐오를 전면에 내세우는 종교가 전 세계를 피로 물들이고 있다’ 같은 지적은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이런 반응들은 탈종교 현상의 가속화를 우려하게 합니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담은 픽션이 미디어에 넘치는 가운데 현실세계에서도 지옥과 같은 참상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저들이 믿는 신은 어디 있는가’ 라는 질문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탈종교화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북반구에서 쉽게 발견되는 현상입니다. 미국의 퓨리서치는 2021년 12월 ‘미국 성인 10명 중 3명은 무종교’라는 제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07년 16%이던 미국의 무종교인은 2021년 29%로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반면 기독교를 비롯한 기존 종교인들의 수는 점진적으로 감소했습니다.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종교 인구 조사에서는 2017년 무종교인 수가 종교인 수를 앞질렀습니다. 2022년에는 무종교인 63% 종교인 37%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탈종교화 현상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종교인들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를 물은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때문이라는 응답이 28%에 달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이런 불신과 실망은 멀리 이스라엘에서 벌어지는 전쟁 때문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크리스천들의 행태에서 비롯됐을 것입니다. 주말이면 광장에서 종교를 앞세운 과격한 발언이 여과없이 쏟아집니다. 이단의 반사회적 행동도 기독교와 종교 전체에 대한 반감을 키웠습니다. 김재명 건양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소위 기독교와 같은 제도화 된 집단이 공적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파당을 만들고 잇속을 챙기는 모습이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이럴수록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순기능을 되살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우리의 사랑의 경계를 넓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나와 다른 타인의 신념을 허용하는 것까지는 못 가더라도 다른 누군가의 신념도 중요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팔 전쟁에 대해 논평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기독교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김 교수는 “우리 예수님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가르치신 분”이라며 “우리의 이웃은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로 한정되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의 모든 백성은 하나님을 믿지 않더라도 모두 우리의 이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함부로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희생되는 약자가 누구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정종현 성균관대 종교사회학 교수의 조언은 의미심장합니다. 약자를 지지하고 인도주의적으로 돕는 것이 교회다운 모습일 뿐 아니라 비기독교인들에게도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방법일 것입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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