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란 핵심도 하마스 기습에 깜짝…직접 관여 안한 듯"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하마스를 후원해온 이란의 개입 여부를 두고 엇갈린 정보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선 아직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이란이 사전에 이번 작전을 알았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이란 핵심 지도자들이 하마스의 기습 소식에 놀랐다면서 이란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는 이날 익명을 전제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을 계획 중이라는 것을 이란은 알았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이란이 하마스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거나 작전을 조율했음을 보여주는 정보는 현재로선 없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맥콜 미 하원 외무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모든 길은 이란으로 통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확실히 이란으로 확대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지만, 이란은 이미 이 문제에 빠져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하마스에 오랜 기간 자금과 훈련을 제공해온 이란이 가자지구 공습의 정확한 시기는 몰랐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기습 작전이 일어나기 전에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 전후 이란의 협력을 받았다는 하마스 고위 인사의 발언도 나왔다. 하마스의 레바논 지역 대표 아메드 압둘하디는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우리는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 이란 등과 이번 공격 이전부터 이후까지 최고 수준으로 협력했다"며 이러한 협력은 "정치와 군사, 그외 여러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정보 당국자들이 이란의 핵심 지도자들이 하마스의 공격 소식에 놀랐음을 보여주는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란이 이번 공격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핵심 지도자들에 대한 정확한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이 관련된 작전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라고 NYT는 전했다.
CNN은 또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개입에 대해 엇갈린 정보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지금까지 이란으로부터 무기와 훈련 등 광범위한 지원을 받고 세력을 키웠지만, 작전상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어서 이란 정부가 이번 공격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소식통은 "이란이 이번 작전엔 직접 개입되지 않았을 수 있지만, 그 구체적인 공격 내용을 사전에 몰랐다고 해서 그 책임이 줄어들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란 측은 이런 의혹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며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10일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 편을 드는 자들은 지난 2~3일간의 행동의 배후가 이란이라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하지만 그들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7일 2000여명의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가자지구 29곳의 경계 장벽을 뚫고 이스라엘에 침투해 아이들 수십명을 포함한 1200여명의 이스라엘인들을 살해했다.
한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논의했다.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양국 외교 관계가 정상화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통화가 이뤄졌다. 양측은 구체적으로 "팔레스타인을 향한 전쟁 범죄를 끝낼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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