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 50대에 걸리는 거 아닌가요? [일상 속 통증을 시원하게 날려줄 통증의학 전문가, 박정민입니다]

헬스조선 편집팀 2023. 10. 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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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더위도 이제 물러간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하거나 쌀쌀해진 날씨는 환절기를 알려주고 있다. 밤낮으로 찾아오는 찬바람은 어쩐지 아픈 관절을 더 아프게 만드는 것 같아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이들에겐 요즘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다. 사실 내부 기온보다 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액 순환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통증이 증가할 수 있다. 관절의 윤활유와 같은 관절액 분비도 감소할 수 있어 날이 추워질수록 관절 건강을 지키는 건 더욱 중요해진다.

아침에 일어나 혹은 일을 하다 중간 중간 뻐근해진 어깨에 기지개를 켜다 갑자기 나타난 통증에 놀란 경험이 있다면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장시간 일하면서 굳었던 어깨를 풀어줄 때 ‘잠깐 이러다 말겠지’하면서 넘겼다가 통증이 심해져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이렇게 어깨에서 통증이 나타나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질환 중 하나인 ‘오십견’이 떠오를 것이다.

오십견은 50대에서 흔히 발생하는 어깨 질환이라고 해서 붙여진 일종의 ‘별명’이다. 진단명으로는 유착성 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이라고도 한다. 어깨는 하체의 무릎처럼 상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관절 중 하나이다. 팔이나 몸을 움직일 때 항상 관여하는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기도 하다. 이는 비교적 불안정한 구조적 특징에서 발생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뼈 두 개가 맞닿아 관절을 이루는 다른 부위와 달리 인대와 근육 등이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다. 그 주변을 또 섬유주머니가 감싸고 있는데, 이 섬유주머니를 관절낭이라고 부른다. 유착성 관절낭염이라는 질환명처럼 어깨 관절에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유착이 발생하여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십견이다.

그런데 이 별명으로 인해 흔히들 오해하는 게 있다. 50대가 아니면 오십견 자체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50대에서 호발하는 것은 맞지만 최근 운동부족 혹은 반대로 과도한 어깨 사용 등으로 인해 40대는 물론 20~30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다른 오해는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으니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설이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며 통증이 사라지는 건 맞지만, 통증이 나아지기까지는 통상적으로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통증과 함께 발생한 어깨 관절의 가동범위 제한은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본인의 증상만으로 속단하여 통증을 방치하다가 증상이 심하게 악화하지 않도록 병원을 찾아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실시하는 게 좋다.

오십견이 다른 어깨 질환과 구분되는 특징 중 하나는 관절 운동 제한이다. 어깨는 동결견과 더불어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성건염 같은 질환이 주로 발생한다. 통증과 함께 어깨를 올리기 불편한 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통증 양상이 어깨 전체적으로 나타나거나 어깨 가동 범위가 모든 방향에서 제한이 나타난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스스로 어깨를 돌리는 게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움직여보려 해도 똑같이 가동 범위 제한이 나타난다면 유착성 관절낭염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증상들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오십견의 치료는 조기에 병원을 방문한다면 비교적 쉬울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수술 없이 비수술적 치료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치료 목표는 통증을 완화하고 가동 범위를 다시 되돌리는 것인데, 주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꾸준히 치료를 진행할 경우, 3개월 정도면 주요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유착이 심한 경우 부분 마취 후 직접 손으로 굳은 어깨를 풀어주는 브리즈망 시술도 도움이 된다.

어깨 통증은 허리나 무릎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하지만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다양하고, 또 그에 따른 치료법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의학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치료 중 관절 범위를 되돌리기 위해 물리치료와 스트레칭 과정에서 통증이 심하게 발생할 수 있는데,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십견은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예방수칙이 없다. 다만 어깨 관절이 지속적으로 고정된 상태는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규칙적인 스트레칭이 도움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오십견 발병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평소 만성질환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게 좋겠다. 50대는 물론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오십견, 근육통인가 싶어 방치하다간 악화하기 쉽기에 미리미리 관심을 두고 조기에 내원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늘도 밤낮없이 괴롭히는 어깨 통증으로부터 해방되는데 이 글이 도움되길 소망한다.

/기고자: 서울숲시원통증의학과의원 박정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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