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5조 늘어…주담대 증가폭 축소

자금 수요 확대에 기업대출 11조↑

시중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은행권 가계대출이 한 달 새 5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택담보대출과 증가 폭이 줄어들고 신용대출 등의 감소 폭도 늘어나면서 증가규모는 상당폭 축소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79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늘었다. 7월(5조9000억원) 8월(6조9000억원) 등과 비교해 증가세가 둔화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833조9000억원으로 6조1000억원 늘며 증가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주담대는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 금융권 대출 취급조건 강화 영향 등으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팀장은 "금융당국의 50년만기 주담대 제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인상 및 공급중단 등 조치가 (증가세 둔화에)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차를 두고 대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영향이 어느정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 거래량이 8월에 다소 증가햇는데 그런 부분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244조7000억원)은 1조3000억원 감소했다. 명절 상여금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 요인 영향이다.

은행 기업대출도 1238조2000억원으로 11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4조9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이 6조4000억원 늘어났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팀장은 "대기업대출의 경우 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규모 확대됐다"며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이 적극적으로 영업한데다 기업 추석 자금 수요가 늘고 월말 추석 연휴로 대출 상환이 이연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은행대출 등 대체 조달수단 사용 등으로 순상환 지속하며 지난달 -6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어음·단기사채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순발행(2조원)했다.

은행권 수신잔액은 27조1000억원 늘어났다. 수시입출식예금은 23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이 유입됐고 월말 휴일에 따른 법인세 납부가 이연된 영향이다.

정기예금은 3조7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가계자금 순유입이 지속되었으나, 만기도래한 법인자금이 일부 인출되면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