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민심 확인한 與…"절망적인 상황" 반격 나선 비주류

이현주 2023. 10. 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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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출마한 김태우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서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싸늘한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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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청장 보궐 두자릿수 격차
당내 '수도권 위기론' 고조
與 지도부 책임론 분출 봇물

국민의힘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폭풍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출마한 김태우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하면서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싸늘한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면서다. 당 지도부는 조기 총선 체제로 전환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수도권 선거를 준비하는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지도부 교체와 윤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특히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수도권 등에서 국민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17%포인트 넘는 격차로 낙선하면서 당내 수도권 위기론이 급부상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만7066표, 56.52% 득표율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39.37%, 9만5492표)를 17.15%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강서구는 야당 강세 지역인 만큼 패배가 전망됐지만, 예상보다 큰 격차로 참패하면서 당 지도부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견강부회하지 않고 민심의 회초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패배를 딛고 다시 전진할 기반이 된다고 본다"면서 "이번 선거가 전국 기초 단체 중 한 곳에 불과하지만, 국민 전체 민심이라 여기고 그 뜻을 깊이 헤아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요구할 만큼 술렁이고 있다. 지도부가 앞서 제시한 총선기획단 조기 발족과 당무 감사 등을 통한 쇄신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한 당협위원장은 "당협위원장들 대부분이 거의 다 절망적인 상황"이라며 "노골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 대표의 고뇌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단순히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도 "그동안 수도권 위기론이 계속해서 나올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서야 한다고 하는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책임도 따져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그것이 바뀌지 않는 한, 당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지도부 일부의 문제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래 같으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라면서 "이런 분위기로 가면 수도권 선거에 좋은 인재들이 오지 않는다. 강서에서 이 정도 격차로 진다고 하면 경기도에서 이길 수 있는 데가 한, 두 군데가 있겠나.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도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김 후보를 사실상 공천한 윤 대통령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라고 했고, 김 후보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인 구상찬 강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사면복권으로 보궐선거를 만든 당사자가 다시 나왔다는 것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제일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당내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당내 내분으로도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선거에 나타난 민심의 흐름, 예를 들면 중도의 표심을 읽을 수 있다"면서 "그런 점을 캐치해서 변화와 혁신에 물결을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지도부 교체는 너무 많이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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