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브랜드 아티클리에와 ATCR을 이끄는 구선모 대표의 랜선 집들이 #홈터뷰
평생 직업이 저물어 가는 시대, 새로운 일에 관한 탐색과 모험을 해야 하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관심 분야가 달라질 때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온 구선모 대표는 그래픽 디자이너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현재는 가구 브랜드를 이끌며 새로운 챕터를 열고 있다. 최근 이사하며 직접 리모델링한 아파트의 풍경엔 그가 켜켜이 쌓아온 취향과 발자취가 자연스럽게 묻어나 있다. 집에 대해 나눈 인터뷰 시리즈 여덟 번째 #홈터뷰.
Q : 안녕하세요
알루미늄 가구 브랜드 Articlier(아티클리에)와 ATCR(에이티씨알)을 운영하고 있는구선모(@mora.maker)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해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전향했고 현재는 가구 디자이너로 내딛는 중입니다. 일을 하면서 관심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마음에 동요가 일면 업의 형태를 변주해 왔습니다. 디자인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작은 도전들을 이어 나가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확인해 본다고나 할까요? 요즘은 무신사의 새로운 공간인 무신사 캠퍼스 E1에 아티클리에의 가구를 배치하면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 바쁨이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올해 12월에는 Articlier 브랜드로 공예 트렌드 페어에 참가할 예정이라 주말도 반납하게 될 것 같네요!
Q : 가구 브랜드를 하나가 아닌 두 개의 축으로 전개하는 이유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 끗 다른 디테일을 더하기 위해 가구와 조명을 직접 제작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시안에 맞는 기성 제품을 어쩌다 발견해도 아쉬운 점들이 꼭 한두 가지는 있었거든요. 제작 경험이 쌓이면서 브랜드로 발전시켜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재는 제가 가장 많이 다뤄온 알루미늄으로 정했습니다. ATCR과 Articlier 두 브랜드를 운영하는 건 코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ATCR은 간결하고 심플한 스타일의 선반 모듈 가구에 집중합니다. 후가공 작업이 많이 필요해서 지인과 함께 진행하고 있고요. Articlier는 많은 시도를 해보기 위해 저 혼자 디자인부터 마감까지 하는 1인 브랜드로 운영 중입니다. 실험적이고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를 선보이고 있어요.
Q : 지금의 집을 만나기까지
지금 집은 우리 가족의 다섯 번째 집입니다. 그간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며 길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 경험들로 인해 공간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게 되었고 이번에 새로운 둥지를 틀며 꿈꿔왔던 시도들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 집에 대한 소개
제가 직접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누구보다 가족들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만큼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고 제가 하고 싶었던 부분들도 녹였죠. 다행히 가족 모두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요. 가구만큼은 한 번 사면 정말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들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결혼 초기 때부터 빈티지 가구를 하나둘 수집해 왔는데, 현재는 보수해 가며 쓰고 있어요. 저보다 나이가 많은 가구들을 보며 묘한 안정감도 느끼고요.
와이프는 저보다 일찍 출근해서 딸 아이가 등교할 때 제가 챙겨주는데,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브루잉으로 내려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시간이 하루 중 제일 여유로운 시간이네요. 이때 바라보는 집의 풍경이 가장 예뻐 보이기도 하고요.
Q : 거실에 놓인 밤색 이층장 목가구가 인상 깊다. 직접 제작한 건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해보면서 목가구에 관심이 생겼었어요. 한 번 공부를 해봐야겠다 싶어서 남양주 수동에 위치한 보리 공방을 1년 반 정도 다녔어요. 그때 목가구들을 만들며 구조와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공방에 다니며 마지막으로 완성했던 가구가 바로 밤색 이층장이에요. 스스로 가보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 만든 가구라 애착이 많이 갑니다. 돌이켜보니 그때 공방에 다니길 참 잘했던 것 같아요.
Q : 우리 집만의 특색있는 공간
하나하나의 공간들이 모두 의미가 있지만, 특별히 고민을 많이 한 곳은 현관이었어요. 집에 들어왔을 때 처음 맞이하는 공간인 만큼 모두를 아늑하게 안아주는 곳이 되길 바랐어요. ‘오늘도 수고했어.’ 무언의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는 공간이랄까요? 신발장과 마주보는 흰 벽에는 소장하고 있던 보자기 보를 모리함(@moryham_)에 의뢰해 완성한 작품을 걸어 두었어요. 모리함은 한국 전통 배첩 기술로 예술을 빚는 브랜드에요.
서재는 집에서 유일하게 우드로 천정을 마감한 공간입니다. 주방, 거실에 있다 서재로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로 입장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중앙에는 일반적인 식탁보다 높이가 낮은 테이블과 벤치를 두어 북까페 분위기를 연출했고, 벽에 기대어 차를 마실 수 있는 작은 다실도 마련했습니다.
Q : 가장 좋아하는 리빙 아이템 5가지와 그 이유
전통 가구인 사방 탁자를ATCR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가구. 정사각 형태의 4단 진열장으로 코너장이나 조명 오브제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현관 천정에 설치한 알루미늄 소재의 월 램프. 도금이 아닌 알루미늄으로 샌딩하여 현대적이고 세련된 무드를 내요. 일광전구의 클래식 전구를 조합하여 쓰고 있습니다.
TWL에서 구입한 무하유의 디오티마 인센스를 종종 피워요. 침향 가루를 베이스로 한 제품인데, 침향은 예로부터 귀한 약용 식물로 쓰였다고 해요. 일과를 모두 끝내고 서재에 들어와 향을 피우면 심신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삼성전자 식기세척기
주방 살림의 8할은 설거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 가족에게 놀 수 있는 시간을 더 선사해 주는 식기세척기는 아주 고마운 요정이지요. 집에 있는 가전 중 가장 만족하며 쓰고 있는 제품입니다.
이사 오며 새로 장만한 스피커입니다. 오브제 같은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음향도 손색없고요. 예민하지 않은 귀인 제 기준으로는 충분히 훌륭한 스피커랍니다. 주말 오전의 일상을 빛내 주고 있어요.
Q : 위시리스트 리빙템
Q : 집이 예뻐서 팔로우하는 계정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공간에 잘 담아내는 분들을 팔로우하며 영감을 얻곤 해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아이와 반려견을 키우며 브랜드 포사이어티를 운영하시는 @hyunjubi 님을 추천합니다.
Copyright © 엘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