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만병통치약?..노보노디스크 임상에 된서리 [글로벌마켓 A/S]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이튿날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대한 경계감에도 이날 시장은 공포심리가 크게 완화된 가운데 주요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그렸다.
현지시간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3% 오른 4,376.9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71% 상승한 1만 3,659.68을 기록했고, 다우지수도 장 후반 상승 반전하며 0.19% 뛴 3만 3,804.87로 마감했다.
● 최악 국면 지났다..동결에 베팅한 투자자들
이날 시장 상승을 이끈 건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과 국채 시장 하락에 따른 결과다.
미셸 보우먼 미 연준이사는 이날 모로코에서 열린 경제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상회하고,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면서 "이로 인해 정책금리는 더 상승하고 예상보다 오래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매파적인 발언이지만 지난 2일 "추가적인 금리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에 비해 완화된 발언으로 인해 시장은 연내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연준 인사 가운데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리 동결을 시사했고, 필립 제퍼슨 부의장 역시 전날 "금리를 더 높이면 기업과 가계 지출이 줄어든다"며 동결에 힘을 실었다.
이런 가운데 CME 그룹이 집계한 11월 FOMC 금리 동결 전망은 전날 86.4%에서 이날 94.1%까지 뛰었다.
● 비만약으로 신부전까지 치료..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강세
개별 종목 가운데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을 가져온 노보노디스크가 만성 신장질환 치료시장까지 가져갈 가능성으로 큰 상승을 그렸다.
이날 노보노디스크는 언론 배포용 자료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만성 신부전 치료에 있어 자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연구를 조기 종료
노보노디스크는 2019년부터 제2형 당뇨와 만성 신장질환을 겨냥해 임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실업과 관련 모니터링 위원회가 연구를 조기 종료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젬픽의 유효 성분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비만치료제 위고비와도 동일한 약효를 갖고 있다.
이번 소식으로 인해 이날 노보노디스크는 하루 만에 6.27% 상승한 주당 98.84달러, 일라이릴리는 4.49% 상승했다. 반면 이번 치료제 임상 성공으로 인해 신부전 치료 관련 기업은 된서리를 맞았다.
미국 상장사 가운데 다비타는 16.85% 하락했고, 독일 프레제니우스 메디컬케어가 -8%, 박스터 인터내셔널이 -12% 하락했다.
● 마고 로비가 신었던 신발..공모시장서 부진한 데뷔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진 가운데 독일 신발 제조업체인 버켄스탁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공모가보다 크게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달 암(Arm)홀딩스와 식료품 배달기업 인스타카트 등이 공모가를 상회하던 것과 달라진 흐름이다.
1773년 독일 랑겐-베르그하임에서 설립한 버켄스탁은 6대에 걸친 가족 기업으로 운영하다 2021년 경영권을 엘 케터튼(L Catterton)에 매각했다.
엘 케터튼은 세계 최대 명품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사모펀드다. 이후 버켄스탁은 디올과 스투시, 릭 오웬스 등 패션브랜드와 협업을 맺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엘 케터튼이 버켄스탁 지분을 사들인 뒤 공모에 나선 주식은 약 17%의 지분으로 인수 가격 대비 2배 가까운 주당 최고 46달러선에서 공모를 추진해왔다.
● 미 2위 은행도 흔들..채권금리 금등에 미실현 손실 눈덩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은행들의 2분기 미실현 손실이 전 분기대비 8% 증가한 5,584억 달러에 달한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부실 대출이 증가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떠안게 될 상각액 불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저금리 기간 예금의 상당비중을 미 10년물 국채 등 장기채권에 담아 눈덩이 손실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샬럿 본사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저수익 포트폴리오로 인한 실책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3분기 JP모건 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4대 은행의 총 상각액은 약 5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스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은 대출 증가가 둔화하고, 예금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단기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금값은 온스당 0.67% 오른 1,887.80,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54% 하락한 2만 6,684.56에 거래됐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