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규탄 美하버드생들 뭇매… 취업 블랙리스트도

전웅빈 2023. 10. 1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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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책임을 이스라엘로 돌렸던 일부 하버드대 학생들이 비판 여론에 밀려 입장을 바꿨다.

월가에서는 이스라엘 책임론을 제기한 하버드 학생을 취업시키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산했고, 온라인상에서는 관련 학생들에 대한 '신상털기' 공격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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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책임을 이스라엘로 돌렸던 일부 하버드대 학생들이 비판 여론에 밀려 입장을 바꿨다. 월가에서는 이스라엘 책임론을 제기한 하버드 학생을 취업시키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산했고, 온라인상에서는 관련 학생들에 대한 ‘신상털기’ 공격도 진행됐다.

하버드 대학 저널인 ‘하버드 크림슨’은 11일(현지시간) “전국적인 반발 속에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폭력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성명에 서명한 34개 하버드 학생 모임 중 최소 5개 모임이 지지 입장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HPSG)은 지난 7일 하마스 공격 직후 “지난 20년간 가자지구의 수백만 명 팔레스타인인들은 ‘야외 감옥’에서 살도록 강요당했다”며 “이스라엘의 폭력은 지난 75년 동안 팔레스타인의 모든 측면을 구조화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전국적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정치권까지 비난에 동참했다. 이후 HPSG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등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추가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 확대됐고 하버드 국제앰네스티, 네팔 학생회, 이슬람 모임, ‘액트 온 어 드림’ 등이 성명 지지를 철회하고 나섰다.

액트 온 어 드림은 입장문을 통해 “성명을 공유하는 데 있어 잘못된 의사소통이 있었다. 우리 구성원들은 단체가 성명에 서명했다는 사실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우리는 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버드 서남아시아 학생모임도 “성명에 동참한 사실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한다”며 “테러 조직 하마스의 학살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네팔학생회도 “평화에 대한 진지한 열망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역사적 불의에 주의를 환기하려고 서명한 것”이라며 “하마스 공격에 대한 암묵적 지지로 해석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마스의 폭력을 비난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지지하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 성명에서 서명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성명 그룹 임원이었던 다니엘 마키엘리안은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 발표는) 터무니 없는 일이었고, 공식적인 프로세스도 없었다. 이번 일로 고통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임 사실을 알렸다.

하머스의 잔인성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에 대한 신상털기 우려도 제기됐다. 크림슨은 “최소 4개의 온라인 사이트에 공동 성명에 서명한 학생들의 이름과 수업 연도, SNS 프로필, 사진 등이 나열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성명에 서명한 하버드대 학생 모임이 월가 ‘취업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엑스에 “많은 최고경영자가 혹시라도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 졸업생을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학생 모임 명단을 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학 내에서도 규탄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하버드대 17개 학생 모임은 500여 명의 교직원과 함께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비판 성명은 완전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뉴욕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뉴욕대 로스쿨 학생회장 리나 워크먼은 최근 “이스라엘은 이 엄청난 인명 손실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그를 뽑았던 로펌 윈스턴 앤 스트론은 “우리 가치와 심각하게 상충한다”며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로스쿨 학생회도 워크먼에 대한 회장직 탄핵 절차에 들어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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