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의사록, 연내 추가 금리인상 두고 의견 분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내 추가 인상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열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다수 FOMC 위원들이 한 차례 추가 인상에 힘을 실은 반면, 더 이상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가운데 시장에서는 최근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세가 금융여건을 한층 긴축시켜 Fed의 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1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9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 대다수는 향후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를 한번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일부는 더 이상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Fed는 지난달 FOMC에서 당초 예상대로 미국의 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또한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중앙값)는 직전과 동일한 5.6%를 제시하며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개별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를 살펴보면 약 3분의2가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다만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통화정책 기조를 제약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는 목소리를 함께 했다. 9월 점도표에서 내년과 내후년 말 금리 전망 중앙값을 기존보다 상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더라도 고금리 시대가 장기화할 것을 예고한 셈이다.
참석자들은 누적된 긴축 여파 등을 고려해 앞으로는 정해진 경로가 아니라, 그때그때 입수되는 새 지표를 기반으로 '신중한 진행'에 나서기로 했다. 의사록은 "모든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을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히 제한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위원회는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리 결정과 대중 커뮤니케이션의 초점은 '정책 금리를 얼마나 인상할 것인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인 수준으로 정책 금리를 유지할 것인지'로 옮겨야 한다"고 진단했다.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적됐다. 참석자들은 미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노조의 파업 확대, 유가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글로벌 성장 약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가능성 등도 우려점으로 꼽혔다. 이밖에 높은 인플레이션과 추가 저축 고갈 등으로 일부 가계가 압박을 받으면서 신용지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의사록은 "대다수 참석자는 경제의 미래 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많은 이들은 데이터 변동성, 중립 금리 추정의 어려움 등을 향후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근거로 내세웠다"고 짚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통화정책이 일반적인 제한적 영역에 들어서면서 목표 달성 리스크가 더욱 양면적으로 됐다고 판단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를 웃돌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내 추가 인상 여부를 두고 Fed 내 의견 분열이 확인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최근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세를 주시하고 있다. 장기물 국채금리 상승세는 지난 8월부터 본격화해 9월 FOMC 이후 한층 가속화한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Fed가 올해 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다"면서 "앞서 Fed는 점도표에서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이는 장기물 금리가 추가 급등하기 이전의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Fed 당국자들이 연이어 비둘기 발언을 내놓는 배경에도 이러한 장기물 금리 상승이 추가 긴축 결정을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존재한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이날 유타주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금융시장이 긴축되고 있고, 우리를 위해 일부 일을 해줄 것"이라며 "금리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는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시장에서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11월 동결 전망이 한층 강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11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1%이상 반영 중이다. 오전 84% 안팎에서 더 높아졌다.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전망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올해 마지막 FOMC인 12월에도 동결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72%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장기물 국채 금리가 급등한 상황에서 중동발 변수까지 덮친 만큼, Fed가 긴축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57%선으로 전장보다 내렸다. 30년물 금리는 4.71%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하락세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며 국채수요가 몰린 여파로 해석된다.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주 대비로는 낮으나, 9월 FOMC가 열린 지난달20일의 4.346%, 마지막 금리 인상이 단행된 7월26일의 3.85% 대비로는 훨씬 높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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