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도 가치소비?… 시장 흔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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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시대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다이아몬드 씨앗에 메탄가스와 아르곤 산소 등을 주입해 원석을 키우는 식으로 만든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성분, 굴절률, 분산도, 경도 등 광학적·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모두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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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 ‘천연’과 동일… 식별 불가능
생산 과정 노동착취 없고
친환경 국내 시장 700억대… 매년 급성장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시대다. 천연 다이아몬드인지 아닌지 보석감정사조차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산업용으로 개발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보석시장을 흔들고 있다. ‘랩그로운(Lab Grown Diamond) 다이아몬드’이야기다.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30~70%가량 저렴하고, 생성 과정은 친환경적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매년 시장이 두 자릿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랜드그룹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로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100개 한정수량을 내놓았는데 온라인 공식몰에서 3분 만에 완판됐다. 상반기 100만원대에 출시한 로이드의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3주 만에 1000개를 판매했다. 로이드는 지난달 5부 다이아몬드 반지와 목걸이를 출시했다.
2021년 국내에서 처음, 세계에서는 8번째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한 KDT다이아몬드는 지난 3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ALOD(알로드)를 론칭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처음 문을 열고 입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SSG닷컴은 최근 주얼리 브랜드 ‘도로시’와 핑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공동 개발해 출시했다. 지난 6월부터 상품을 기획해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 13개 제품을 내놨다. 올해 안에 판매 제품 가짓수를 100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다이아몬드 씨앗에 메탄가스와 아르곤 산소 등을 주입해 원석을 키우는 식으로 만든다. KDT다이아몬드에 따르면 100시간이면 1㎜ 크기의 씨앗이 1.3㎜ 정도로 자란다. 1캐럿을 가공할 수 있는 원석으로 만들기까지 400시간 정도 걸린다.
만드는 과정도 천연다이아몬드 원석 채굴·가공과 비교해 윤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연다이아몬드를 광산에서 채굴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노동착취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채굴을 하지 않으므로 노동착취 논란으로부터 자유롭다.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천연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려면 물 500ℓ가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 하지만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약 18.5ℓ의 물을 소비한다. 탄소배출도 미미하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성분, 굴절률, 분산도, 경도 등 광학적·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모두 동일하다. 천연 다이아몬드 씨앗을 인공적으로 키운 것이기 때문에 ‘가짜’는 아니다. 세계적인 보석 감정기관인 GIA, IGS, IGI 등에서 감정서도 발급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대를 중심으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윤리적 소비, 친환경 소비에 가성비까지 추구할 수 있다 보니 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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