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국힘 ‘혁신론’… 굳어지는 민주 ‘이재명 체제’

구자창,박민지,신용일 2023. 10. 1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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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국민의힘은 무엇을 하든 '심판론'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고, 내부 분열을 거듭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내부 분열 요소가 사라지고 총선 승리를 위한 단일대오를 갖추게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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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초전 野 유리한 고지 선점
與 ‘수도권 혁신위’ 등 쇄신 모색
중진들 험지 출마 압박 커질 듯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와 이철규 사무총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김 후보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면서 함께 물을 마시고 있다. 최현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위기론’의 실체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보궐선거는 구청장 한 명을 뽑는 선거에 불과했지만, 총선 전에 수도권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 선거로 평가받았다.

민주당의 승리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예견됐던 결과다. 강서구는 갑·을·병 지역구 현역 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인 ‘야당 텃밭’이다. 2010년부터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세 차례 잇달아 당선됐다. 여론조사에서도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진교훈 민주당 후보에게 줄곧 열세였다.

지난 6~7일 사전투표에서 역대 최고치인 재·보궐선거 투표율(22.64%)을 기록했던 것도 민주당의 승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에 호응한 야권 표심이 응집했던 결과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일단 이재명 대표의 ‘친정 체제’를 공고화하면서 내년 총선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됐고, 외부적으로는 윤석열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먹힌 것”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이 대표 체제가 명실상부해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향후 이번 보궐선거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정권심판론을 총선 때까지 밀어붙이며 정부·여당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은 당분간 수그러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국민의힘은 무엇을 하든 ‘심판론’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고, 내부 분열을 거듭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내부 분열 요소가 사라지고 총선 승리를 위한 단일대오를 갖추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승 기류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가 공천을 앞두고 충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된 만큼 혁신 요구가 분출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당 일각에서 나왔던 ‘수도권 혁신위원회’ 구성 등 쇄신 바람이 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보궐선거가 윤석열 대통령의 ‘김태우 특별사면’에서 비롯된 만큼 김기현 대표의 책임론을 꺼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성격의 선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선거결과를 ‘구청장 선거 한 곳의 패배’로 의미를 축소하는 기류도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반응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번에 제대로 진 만큼 조기에 혁신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총선 모드로 곧바로 돌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위기론’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총선 전략을 짜는 ‘총선 기획단’을 조기 출범하는 시나리오도 힘을 받고 있다. 또 3선의 하태경 의원이 이미 ‘험지 출마론’을 띄운 상황이라 중진의원들을 향한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압박 강도도 거세질 전망이다.

구자창 박민지 신용일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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