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 정체성 부인하는 정율성 기념 사업 중단해야

2023. 10. 1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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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을 기리는 사업을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국격을 훼손하는 일이다.

광주시 등은 흉상과 벽화, 다큐멘터리 제작, 동요제 개최 등 정율성 추모 사업에 지난 10년 동안 117억원을 썼다고 한다.

이것도 모자라 광주시는 올해 또 예산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기념 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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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가보훈부·서울지방보훈청에서 ‘정율성 기념사업 중단 권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정율성을 기리는 사업을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국격을 훼손하는 일이다. 광주시 등은 흉상과 벽화, 다큐멘터리 제작, 동요제 개최 등 정율성 추모 사업에 지난 10년 동안 117억원을 썼다고 한다. 이것도 모자라 광주시는 올해 또 예산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기념 공원을 조성한다고 한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모르고 한 일이 아니라면 지자체들의 역사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가보훈부가 광주시 등 6개 지자체에 시정을 권고했는데, 정율성 기념 사업은 모두 중단돼야 한다.

정율성은 1945년 조선공산당에 입당한 뒤 1949년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만들었다. 월북 시인 박세영의 시로 가사를 만들고 정율성이 작곡한 노래를 북한군은 남침하면서 불렀다. 가사 중에는 ‘불의의 원쑤들을 다 물리치고/ 조국의 완전독립 쟁취하리라’라는 대목이 있다. 한국군과 유엔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북한군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노래였다. 그는 이밖에 ‘공화국 기치 휘날린다’ ‘중국인민지원군 행진곡’ 등 군가를 여럿 만들었다. 본인도 중공군의 일원으로 서울까지 직접 행군했다. 정율성은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반국가행위를 적극적으로 한 인물이다. 전범으로 취급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그를 기리기 위해 국민 세금을 쓰는 것은 납세자들을 우롱하는 일이다. 여론도 비판적이다. 뉴시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1.2%가 정율성 기념 공원 추진사업을 반대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7.4%에 불과했다.

중국 공산당원이기도 했던 정율성은 중국에서 더 오래 활동했다. 마오쩌둥의 시로 노랫말을 만든 작품을 비롯해 문화혁명기에 그의 곡들이 널리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주요 음악가로 꼽힌다고 한다. 그런 인물이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조명을 받은 것은 자연스럽다. 이념을 떠나 그의 작품과 행적을 학술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치 나라를 구한 영웅처럼 그를 떠받드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광주시 등은 보훈부의 시정 권고를 따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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