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가 새겨야 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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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당선됐다.
여야가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 총력을 투입한 선거였다.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인 김 후보를 특별 사면해 출마의 길을 열어준 대통령과 당헌당규를 깨면서 그를 공천한 여당 지도부의 결정이 유권자에게 배척당한 셈이다.
내일 총선이 열린다고 가정한 질문에서도 여야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각각 30%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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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당선됐다. 여야가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 총력을 투입한 선거였다. 강서구는 세 현역 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인 야당 텃밭이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앞섰던 곳이지만,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이런 약점이 상쇄해줄 수 없는 표차로 완패했다. 여당은 후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보궐선거의 원인 제공자인 김 후보를 특별 사면해 출마의 길을 열어준 대통령과 당헌당규를 깨면서 그를 공천한 여당 지도부의 결정이 유권자에게 배척당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지도부 책임론과 수도권 위기론에 휩싸일 상황에 놓였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 거야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총선에 다시 등장하게 될 이 대결구도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정권 출범 이후 여권이 보여준 정치의 방식에 현 정권을 택했던 대선 표심이 상당 부분 돌아섰다는 뜻이기도 하다. 뼈아픈 패배를 계기 삼아 당 쇄신과 정치의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전망은 더 암울해질 것이다. 타협이 실종된 정치 부재의 책임은 집권당이 더 크게 질 수밖에 없다. 정치의 복원이 최선의 총선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은 어느 의원의 지적처럼 이번 승리를 ‘악재’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텃밭에서 벌어진 유리한 선거의 결과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민심이라거나 정권 심판론에 다수가 동의한 표심이라 해석하는 건 아전인수에 가깝다. 강성 지지층을 공고히 하고 대결을 고수하는 계기가 된다면 승자의 함정에 빠져드는 꼴이 될 것이다.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삼아 지금까지와 다른 정치를 선보여야 할 때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현재의 정치에 대한 민심을 확연히 드러냈다. 지역구 현역 의원에게 다시 표를 주겠다는 응답은 27%에 그쳤고, 절반 이상이 새 인물을 뽑겠다고 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물갈이 여론이 월등히 높았다. 내일 총선이 열린다고 가정한 질문에서도 여야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각각 30%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이들이 각 당의 지지자보다 많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는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을 외쳤지만, 이를 압도하는 진짜 표심은 ‘정치 심판론’이다. 패배를 딛고 혁신에 나서야 할 여당도, 승리의 함정을 피해가야 할 야당도 이런 민심을 좌표 삼아 정치 행태를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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