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동원 (15) 대형교회 담임 초빙도 받았지만 한국서 개척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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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가장 먹먹하고 무거운 가슴으로 새해를 열었다.
교회 평신도 리더들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나눈 뒤 한국에서의 개척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교회에 이 비전을 공유하고 당분간 제일한인침례교회와 (개척될) 한국교회가 공동 사역을 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한국교회를 토대로 미국에 교회를 세운 일(미주 영락교회, 미주 충현교회 등)은 있었지만, 이민교회를 토대로 다시 한국에 개척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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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담은 교회 미래 사역 위한 준비 마쳐
1993년, 가장 먹먹하고 무거운 가슴으로 새해를 열었다. 이미 92년을 마무리하며 제일한인침례교회에서의 10년 사역을 결산할 시간이 가까움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내 나이도 어느덧 48세. 쉰 살을 넘기면 한국 사역은 어려울 것이라 직감했다.
지난 몇 년간 교회에서의 사역 마무리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거의 신축에 가까운 예배당 리모델링을 했는데 이민교회로서는 처음으로 다목적 대강당을 봉헌했다. 이 덕분에 1200여명이 참석한 대형 집회도 은혜 가운데 치를 수 있었다. 교회가 속한 미국 남침례교 스타일로 장년 제자훈련을 위해 40여개 교실을 확보했으며 제자훈련을 통해 훈련된 성숙한 교사들도 세울 수 있었다. 이제 미래 사역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갖춰지고 있었다. 이제 나는 한국에서 내 생애 마지막 사역에 도전할 때가 임박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한국의 대형교회에서 담임목사 초빙을 받았다. 그러나 마지막 목회는 힘들어도 개척하고 싶었다. 성경에서 배운 교회상에 조금이라도 더 근접하기 위해 백지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교회 평신도 리더들에게 내 마음을 솔직하게 나눈 뒤 한국에서의 개척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교회 전 교인 투표를 통해 이런 개척 안에 지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목사님이 한국의 큰 교회로 가시는 게 아니고, 우리 교회를 베이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함께하지 않을 수 있냐”며 지지했다. 교회에 이 비전을 공유하고 당분간 제일한인침례교회와 (개척될) 한국교회가 공동 사역을 하자는 제안까지 했다.
한국교회를 토대로 미국에 교회를 세운 일(미주 영락교회, 미주 충현교회 등)은 있었지만, 이민교회를 토대로 다시 한국에 개척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에 가까웠다. 교회 회중의 다수 지지로 공동 목회안을 승인하고 새로 탄생할 한국교회와 미국 이민교회가 비전을 함께한다는 의미로 교회 이름도 ‘지구촌교회’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여기까지는 분명한 하나님의 인도요 축복이었다. 문제는 가족 동의를 구하는 일이었다. 아내는 나와 평생 함께 길을 걷기로 한 터라 걱정하지 않았는데 자녀들이 문제였다. 당시 큰아들은 고등학교 2학년, 둘째 아들은 중학교 3년이었는데 한창 10대 소년의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예배를 드린 뒤 회의를 했다. 아빠이자 교회 리더로서 한국교회 복귀에 대해 그동안 기도한 내용을 나눴다. 두 아들에게 아빠 없이 미국에 남아 대학 진학할 때까지의 시간을 감내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동의를 강요하지는 않으며 얼마간의 시간을 가진 뒤 기도 후 대답해달라고 했다.
2주가 지난 후 다시 가족이 모였을 때 아들들은 아빠의 한국행을 응원한다고 했다. 다만 자신들이 대학에 갈 때까지 엄마가 지원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대답했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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