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대 교육과정 통해 신앙의 향기 뿜어내는 기술인재 키울 것”
인덕의 식구가 되기 전 최종 면접에서 인덕대 1대 김혜란 총장님의 말씀은 늘 저를 깨우는 경구가 됐습니다. ‘당신은 예수님을 반대하지 않지요?’라는 질문입니다. 저는 ‘그렇습니다’라고 확실하게 대답했고 감사하게도 채용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11일 서울 노원구 초안산로 인덕대학교 총장실에서 만난 박홍석(65) 총장은 이렇게 자신의 신앙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당시 박 총장은 이 질문을 소극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갈수록, 이 질문은 자신에게 묵직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진실하게 확인하라는 말씀으로 마음 판에 깊이 새기고 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열두 제자 중에 유일하게 베드로가 예수님이 듣고 싶은 대답을 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1980년 중반 믿음 생활을 시작할 무렵 그는 교회 활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운동을 좋아해 맑은 날은 들로 산으로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럴수록 삶의 정체성에 대한 공허함은 커졌다고 한다. 급기야 아내는 눈물 어린 호소를 했다. “교회에 혼자 나가니 과부가 된 것 같아요.”
아내의 협박 아닌 협박과 자녀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주일성수를 했다. 하지만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학교 중·고등부 부장 교사의 강권(?)에 못 이겨 교사로 임명됐다. 예배 후 공과공부 시간에 학생을 가르치려니 성경을 가까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교회 생활에 익숙해졌다.
중·고등부 학생들이 그의 신앙 스승이 됐다. 이후 교사는 물론 성가대원, 승합차 차량 기사, 주차 봉사, 목회위원 등 봉사활동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부쩍 신앙이 성장했다. 부부는 남녀전도회 회장 직분을 맡아 섬기기도 했다.
“지금도 성경 읽기와 기도는 매일 빼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문제에는 반드시 해답이 있다’는 정신으로 우리에게 맡겨진 일들은 온 마음을 다하고, 온 뜻을 다하며 온 힘을 다해 거듭 실행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신작로로 나아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2021년 12월 인덕대 총장에 선출된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물씬 나고 소금과 빛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대학 비전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학 본관 외벽에 ‘God First, Others Second, Myself Last’(하나님을 첫째로, 이웃을 둘째로, 나 자신은 마지막으로) 라는 영어 문구를 설치했다. 대학 건물 곳곳에도 성경 구절을 적어 놓고 있다.
그는 개점휴업 중인 대학교회를 다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학원 복음화의 전진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인근 군부대 교회 등과 연계해 진중 세례를 비롯한 군선교 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또 북한선교 단체와 함께 북한이탈주민을 돕고 복음을 전하기로 했다. 현재 매주 학생 채플과 교직원 채플을 갖고 있다. 믿음 소망 사랑 등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하고 성숙한 인격과 건전한 윤리의식을 겸비한 기술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인덕대는 51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미션스쿨이다. 8만여 동문이 산업 현장에서 지역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하고 있다. 건학 이념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나를 바쳐 남을 섬기자’이며, 학훈은 ‘손과 머리로 무(無)에서 유(有)로’이다.
개교 50주년인 지난해 9월 ‘대학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포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대학 중장기 발전 계획인 ‘인덕 비전 2030’을 수립했다.
지구온난화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학 전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도 ESG 경영,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지역사회 확산을 통해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수요자 맞춤형, 디지털을 기반으로 신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학사제도 도입과 개선, 운영으로 대학 발전을 꾀한다.
학교 운영의 어려운 점을 묻자, 그는 “학령인구(6~17세)가 급감하고 디지털 대전환, 첨단 신산업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 양성 등 대내외적으로 급격한 환경변화는 대학 교육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성원 대부분 이성적으로는 이런 환경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혁신을 실행하려고 하면 쉽지 않다. ‘변화는 하되 나만 빼고’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적인 변화도 필요하지만 물질적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14년간 이어온 등록금 동결은 대학 교육을 위한 첨단 설비의 도입 여력을 남겨두지 않았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인재를 육성해야 산업계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는 현실은 대학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우리의 의욕을 꺾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학은 세상의 변화를 읽고 세상에 적합한 인재를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하며 이에 걸맞은 시설투자를 해야 한다. 디지털 기반의 기술교육 혁신에 기반을 둔 융합 교육과 산업체 수요, 학생 요구를 반영한 신산업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학내외 전문가로 구성한 미래혁신전략 기획단(TF)을 발족, 운영할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대학으로, 100년 역사를 차곡차곡 채울 수 있도록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외국인 유학생 입학 자원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계획을 만든다. 지산학연 활성화를 통해 정부의 고등교육 혁신과 재정지원 사업 방향에 들어맞는 대학의 교육혁신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설립자 은봉(恩峰) 박인덕(1896~1980) 선생은 사비를 털어 인덕학원을 설립하고 평생을 헌신했지만 가족이나 지인에게 물려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 유럽 등을 돌며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3·1운동으로 형무소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르셨지요. 이 정신을 이어받아 제3세계 국가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기독교인으로서의 인격 형성을 도울 계획입니다. 설립자께서 미국 웨슬리언대학교 유학 시절에 영감을 받아 이곳에 인덕대를 만들었듯 우리 대학을 거쳐 가는 모든 학생이 크리스천의 향기를 뿜어내는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삶과 신앙이 거듭나고 실력을 갖추는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박 총장은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덕대 산학협력처 단장, ㈔한국커리어패스협회 회장, ㈔한국산학연협회장,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멋진 학창 생활을 하고,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때 교직자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하나님의 뜻으로 설립된 대학이 하나님이 지켜주시는 대학을 거쳐, 이제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대학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기도와 관심을 부탁했다.
인덕대는 현재 5개 학부 30개 학과에 학생 정원이 5560명이다. 전문대학이지만 웬만한 종합대학을 능가하는 규모다. 교직원이 322명, 외국인 학생을 포함해 580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항공서비스학과를 개설해 항공 승무원도 배출하고 있다. 배우 신현준과 양미경이 방송문화콘텐츠학부 방송연예과 교수로 있다.
신앙 안에서 세계를 품고 교회와 세계를 섬기는 인재를 효과적으로 양성해 내고 있어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덕대의 2024학년도 수시 2차 전형 일정은 다음 달 10일부터 24일까지이며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도 원서 접수가 가능하다. 정시 모집 접수는 내년 1월 3일부터 15일 오후 9시까지다.
글·사진=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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