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주체제 탄력..."분열 넘자" 주문했지만 '진정성' 의문
견고한 리더십 기반 당 안정화·총선 이끌어야
체포동의안 가결 표 비명계 의원 거취 논란 문제
비명 반발 "강성지지층, 원외 친명 방치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10·11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17.15%p 앞서면서 압승을 거뒀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내세운 보선 승리까지 더해지며 민주당은 축제 분위기다.
특히 이번 선거 압승에 따라 '그동안 사법리스크와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에 처해왔던 이 대표의 리더십이 안정화되고 탄력을 받았다'라는 평가부터 나온다. 진교훈 당선자는 이 대표가 14명의 예비후보를 모두 밀어내고 후보 등록 직전에 전략공천으로 꽂은 인물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정체제를 굳힌 이 대표가 앞선 체포동의안 표결 국면에서 가결표를 주도했던 비명계 의원들 정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물론 안정을 되찾은 이 대표가 무리하게 반대 계파를 향해 '피의 숙청'을 함으로써 새로운 분란을 초래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상존한다.
'尹 심판론' 내세워 17.15%p 앞서
내부적으로는 일단 '통합' 강조
"우리 안의 작은 차이 넘어서자"
이재명 대표는 11일 밤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더 겸허히 민심을 받아들이겠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실패를 지적하면서도, 당에 통합을 당부하듯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정치적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선거였다.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총출동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내세워 표심을 호소해왔다. 큰 격차의 승리로 장식하며 이 대표의 리더십은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일단 당의 안정화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강서 보궐 선거 집중유세와 선거 결과에 대한 메시지에서 모두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자"는 내용을 담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 대표의 통합 목소리에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비명계 의원들은 '함께 손잡고 장벽을 넘자'라는 메시지에 그칠 게 아니라, 원외 강성 친명과 개딸(개혁의딸)을 방임해서는 안된다는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
가결 표 논란 해소 최우선 과제
"통합 안되면 결국 총선 어렵다"
"비명 숙청? 대선에는 악영향"
바로미터는 이 대표의 당무복귀 후 체포동의안 가결표 논란 수습이 될 전망이다. 강성 친명계 의원들과 원외 친명 단체인 더민주전국혁신위원회는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핍박을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핵심 지지층인 개딸마저 가세해 비명계 의원들을 상대로 방문·전화 항의 등 물리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비명계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의원을 콕 찍어 징계를 요구한 청원이 당의 공식 답변 기준인 5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선 이 대표가 통합의 국면으로 가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해당행위' 공세를 좀 덜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총선을 승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비명계를 향한) 강성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계속 있겠으나, 이 대표는 결국 대권주자가 되고 싶은, 다시 대선 승리를 하고 싶은 분"이라며 "이런 기회에 외형적으로는 포용하는 모습을 보일 거라고 본다. 징계와 압박을 해 비명계를 몰아내는 것은 대선 승리를 기준으로 했을 땐 멀어지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의원은 "사실 이 대표의 입지가 이렇게 좋아진 것은 역설적으로 지난번 체포동의안 가결이 전화위복이 됐기 때문"이라며 "국민 전체로 보면 방탄프레임을 깰 수 있는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무당층, 중도층에서는 민주당이 그래도 좀 잘했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전전긍긍 비명계, 李에 행동 촉구
"100% 통제 가능하지 않겠지만…
방임하고 있는 느낌 줘선 안 돼"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통합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강성지지층을 어느 정도 제어할 '실제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송갑석 의원은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대표의 유세 내용과 관련해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을 조금 더 포용적이고 통합적으로, 그러니까 있는 세력과 없는 세력을 싹 끌어모아 결국은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되는 것"이라며 "굉장히 적절했다"고 받아들였다.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대표께서 100% 통제가 가능하고 저는 그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면서도 "보기에 (비명계 핍박을) 방임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하는 느낌까지 줘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욱 의원은 BBS라디오 '아침저널'에서 "지난번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이 된 덕분에 (민주당이) 방탄정당 이미지를 극복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때 부결됐다면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도 굉장히 큰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극복하자"는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도 "양비론"이라고 평가한 뒤 "친명계 의원, 혹은 친명계 원외 혁신회의나 개딸들의 혐오에 찬 욕설에 대해 완전히 눈 감고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서만 단죄한다는 것들은 동의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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