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총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압승…정권심판론 표출(종합)
김태우 "성원 화답 못해 죄송"
22대 총선에서 수도권 민심 가늠자 역할을 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야당 압승으로 끝났다.
현 정권 심판론과 전 정권 심판론이 맞붙었던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20%포인트 넘는 득표 차로 따돌렸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 선거 ‘위기론’에 봉착하게 되면서 향후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개표가 73.39% 진행된 12일 오전 0시 2분 현재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59.13%를 득표하며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36.91%)를 두 자릿수 격차로 앞섰다.
당선이 확실시 된 진교훈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새로운 강서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진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는 즉시 구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분 1초라도 아껴가면서 강서구정을 정상화시키겠다"며 "낮은 자세로 구민들을 섬기는 구청장, 국민들 눈높이에서 일하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했다.
이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청래·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 등은 끝까지 남아 진 후보의 승리를 함께 기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질책이었다"면서 "오늘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이며, 민생파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진교훈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페이스북에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더 겸허히 민심을 받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면서 "한때 집권당이던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 한번 성찰하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생·경제·안전·평화·민주주의 회복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재삼 다짐한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시각 패색이 짙어진 김태우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로 인사를 건넨 뒤 무거운 표정으로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김태우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저를 지지해 준 분들의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패배한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우리 캠프 식구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전국에서 올라와 주신 국민의힘 당원동지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강서구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더욱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면서 진교훈 후보를 향해서는 "축하의 말을 전하며, 부디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48.7%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강서구청장 선거에 유권자 50만603명 중 24만3665명이 투표했다. 사전투표에는 22.64%가 투표에 참여해 역대 재·보궐 사전투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높은 사전투표율에 비해 본 투표율은 저조해, 최종 투표율은 50%를 넘지 못했다. 앞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강서구의 투표율은 56.4%였고,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이 지역 투표율은 51.7%였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지방선거 때보다는 비록 낮았지만,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투표율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율을 45%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표율이 높으면 통상 야당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기대보다 높은 투표율에 점차 민주당 승리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에는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하고도 후보를 공천한 점과 김태우 후보를 경선에 참여시켜 결국 최종 후보로 낙점한 점 등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일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내고 "강서구민의 엄중한 선택을 엄중히 받들겠다"면서 "국민의힘에 보낸 따끔한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혁 과제를 신속히 이행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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