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의 핵’ 함덕주 복귀, 더 강해지는 LG
29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서 우승한 뒤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는 LG 트윈스가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했다. 베테랑 왼손 투수 함덕주(28)가 돌아왔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함덕주는 LG의 정규 시즌 우승 세리머니가 열렸던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의 에피소드를 말하며 빙긋이 웃었다. 이날 롯데와의 경기가 끝난 뒤 LG는 간단한 우승 세리머니를 했는데 더그아웃엔 함덕주·정우영·고우석·문보경·애덤 플럿코의 유니폼을 걸어놨다. 함께 우승을 일궜지만, 아시안게임 출전과 부상 등으로 빠진 선수들의 유니폼을 걸어놓고 하나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함덕주는 “부산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유니폼을 준비한 사실은)아예 몰랐다. 내 유니폼을 걸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주장 오)지환이 형과 동생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으로 정규시즌 1위를 경험한 함덕주는 또 “함께 못한 건 아쉽지만, 잠실에서 훈련할 수 있어 좋다. 다들 반겨줬다. 잠실에서 훈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함덕주는 올시즌 LG 불펜의 핵심이었다. 김진성과 유영찬에 이어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57경기에 등판했다. 왼손 투수 중에선 가장 많은 등판이었다. 정규시즌 기록은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 2021년 2대2 트레이드로 두산에서 LG로 이적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LG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양석환과 비교를 당하면서 마음고생을 했지만, 이제서야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8월 26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결국 이천 2군 훈련장에서 휴식과 치료, 훈련을 병행했다. 다행히 통증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11월 한국시리즈에는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주부터는 잠실구장에 나와 훈련했고, 10일엔 불펜피칭까지 마쳤다. 그는 “느낌이 좋다. 마운드를 오랜만에 밟아서 좋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천천히 준비하라고 하는데 말을 안 듣는다”면서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팀 내 최고 왼손 투수를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함덕주는 “캐치볼 할 때부터 통증이 없으니까 한 발 더, 한 발 더 뒤로 가서 던지게 됐다. 가을야구에는 완벽한 몸 상태로 나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정규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아직 한국시리즈가 남았다. 한국시리즈에서 기필코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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