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와 안락함, 토스카나의 서정이 어우러진 집
이탈리아 토스카나 시에나(Siena)에서 30분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토스카나 지방의 돌과 벽돌로 쌓아 올린 18세기 건물이 한적한 전원 한가운데 놓여 있다.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는 사이프러스나무가 무성한 풍경은 보는 순간 숨이 탁 트일 정도로 근사하다.
빌라 아르니아노(Villa Arniano)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밀라 기네스와 남편 제스퍼가 낡은 농장 건물을 우연히 발견한 뒤 레너베이션해 완성한 집이다. 카밀라는 빌라의 내부를, 제스퍼는 정원을 맡아 지역 장인들과 함께 둘만의 보금자리를 완성했다. 두 사람은 불필요한 벽을 없애고 널찍한 거실을 만들었다. 오래된 석재 바닥과 타일을 수리하고 벽난로를 비롯해 다양한 집기들을 ‘빌트인’으로 설치했다.
주방에는 커다란 스토브와 화덕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살렸다. 침실마다 놓인 로맨틱한 침대 프레임은 카밀라의 솜씨. 소박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의 앤티크 가구와 오브제 역시 그녀의 안목으로 하나하나 선별한 결과물이다. 레드와 옐로, 그린으로 이뤄진 온화한 컬러 팔레트는 카밀라가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의 감성과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지역 장인들의 손을 거쳐 마무리된 집은 세월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거친 질감의 백색 회벽,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는 석재 바닥과 서까래 천장은 건물이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편 제스퍼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정원과 수영장은 인테리어만큼이나 인상적이다. 사이프러스와 올리브, 라벤더와 같은 지중해 식물은 공간에 싱그러움을 더하고, 정원에 있는 수영장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자연의 푸르름 속에서 완벽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다.
시간이 흘러 이곳을 완성한 제스퍼는 2011년 세상을 떠났지만, 빌라 아르니아노는 부부의 첫째 딸 앰버 기네스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앰버는 이곳의 아름다움을 기리기 위해 그녀의 친구이자 화가인 윌리엄 로퍼-커즌(William Roper-Curzon)과 함께 아르니아노 페인팅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모든 사람이 럭셔리와 안락함을 동시에 품은 공간에서 그림을 배우며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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