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돌고래쇼, 바다 돌아간 '삼팔이'…10년 만에 셋째 낳았다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돼 3년간 돌고래쇼에 이용됐던 남방큰돌고래 ‘삼팔이’가 방사된 지 10년 만에 세 번째 새끼를 낳은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삼팔이 곁에 어린 새끼 한 마리가 붙어 다니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난달 13일 국내 돌고래 전문 유튜브 채널 ‘돌핀맨’에 올라온 영상에서 삼팔이와 새끼로 추정되는 돌고래의 장면이 포착되면서 MARC는 조사에 나섰고, 2019년 태어난 개체 외 또다른 새끼 돌고래가 존재한다고 결론내렸다.
삼팔이의 세 번째 새끼를 판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특유의 친화력 때문이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는 대체로 어미와만 붙어 다니는 데 비해 삼팔이 새끼는 주변 개체들에도 자주 접근해 어미가 삼팔이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MARC는 “태어나자마자 인싸(인사이더)의 기질을 타고났는지 이번 새끼는 삼팔이 주변의 개체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행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팔이는 2019년 태어난 새끼와도 여전히 함께한다”며 “세 번째 새끼가 무사히,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3년간 돌고래쇼 동원됐던 삼팔이
삼팔이는 2010년 제주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쳐 놓은 어망에 걸린 뒤 한 공연업체에 불법 거래됐다. 이후 약 3년간 돌고래쇼를 위해 이용되다가, 해경으로부터 불법 포획 사실이 적발됐다. 법원은 불법 포획된 돌고래에 대한 몰수판결을 내렸고, 삼팔이는 2013년 서울대공원에 있던 제돌이, 춘삼이와 함께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당시 야생적응 훈련을 하다 최종 방사 한 달 전 가두리의 찢어진 그물 사이로 빠져나가 야생 무리에 합류하면서 화제가 된 삼팔이는 2016년과 2019년 두 번에 걸쳐 번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팔이와 새끼가 함께 있는 모습을 처음 포착했던 돌핀맨은 “삼팔이의 출산을 9월로 추정한다”며 “야생 방사한 돌고래의 출산이 세 번째까지 확인된 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일이다. 삼팔이의 셋째가 건강하고 무탈하게 바다의 돌고래로 성장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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