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미래는?…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 종료, 개표만 남았다
'김태우 승리'…與 '총선승리·국정운영' 탄력
'김태우 패배'…'비대위·조기선대위'론 분출
"타격 크지 않을 것" 우위…"비대위는 안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가 종료되면서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의 미래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패배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번 보궐선거에 패배하더라도 당 지도부에 근본적 변화가 가해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초 진보세가 강한 강서구 지역에서의 승부였던데다, 기초단체장을 다시 뽑는 선거의 의미가 지나치게 과장된 만큼 선거 패배의 책임을 당 지도부에만 묻기 어렵다는 의견에서다. 아울러 현 지도부가 흔들릴 경우 내년 총선에서 과연 유리할지도 의문인만큼 책임론을 지도부에 전가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표출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 오후 8시 기준 강서구 전체 유권자 50만603명 중 24만3665명(48.7%)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지난 6~7일 이뤄진 사전투표와 거소투표 투표율을 합산해 반영한 수치다. 사전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역대 최고치인 22.64%를 기록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서울 강서구 1곳에서 진행된다.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이번 선거를 일개 기초단체장 보궐선거 이상으로 평가해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열리는 유일한 선거인만큼 이번 선거의 결과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만약 김태우 후보가 승리하게 될 경우엔 여당 지도부를 향했던 '수도권 위기론'은 잦아들고, 지도체제의 안정과 함께 거야(巨野)의 파상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번 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권 일각에선 여당 지도부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약 1년 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곳에서 지는 것인데다, 유죄 판결 3개월 만에 사면·복권된 김태우 후보를 재공천한 것이 패배의 빌미가 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전망은 대부분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똑같은 처지"라며 "그만큼 이번 선거에 여야 모두가 사활을 걸고 있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선거라고 하는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번 선거와 지도부 책임론을 연결 짓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더 많이 감지되고 있다. 지도부에게 책임을 묻기 힘든 가장 큰 이유로는 이번 보선의 의미가 과대해석 됐다는 분석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서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과거에는 보궐선거가 10여 군데씩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만약 그런 데서 전패를 했다면 지도부에 대해 귀책사유를 따질 만한 선거가 된다"면서도 "지금 같은 경우에는 민주당도 그렇고 우리 당도 그렇고 지도체제가 크게 변할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애초에 규모 자체에 한계가 뚜렷한 선거이니 만큼 책임론 등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당 지도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진짜 우리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매일매일 엄청난 인력이 강서구를 찾아갔고 강서구가 좋아질 수 있는 정책을 짜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며 "비대위로 가게 되면 도대체 우리 당에 좋은게 뭐가 있느냐. 전부 흔들기에 불과하다. 비대위는 절대 안 될 것"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후보 결정 이후 총력전을 펼쳤다.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뿐 아니라 당내 모든 의원들도 매일같이 강서구에서 지원 유세를 펼친 바 있다.
이번 보선 결과를 통해 지도부가 흔들리게 될 경우 당이 재차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만큼, 분란을 만들 수 있는 일은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표출되고 있다. 특히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대위나 조기 선대위 출범설은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금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에도 악재로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민주당도 그렇지만 우리 당도 비대위를 해서 기대했던 성과를 본 거는 박근혜 비대위 말고는 제 기억에 없다"며 "대안도 없이 무조건 비대위 하면 잘될 것처럼 생각하고 현 지도부를 바꾸자는 논의를 무책임하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당시 보수 정당이 처했었던 상황을 예로 들며 이번 선거로 지도부를 흔들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이 20대 총 국회 4년 내내 거의 비대위 체제로 갔다"며 "4년 내내 당이 불안정하고 제대로 안 돌아가다가 결국 총선에서 패배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권영세 의원도 "호사가들이 이렇게 (보선에서 참패를 당하게) 될 경우에 비대위 체제로 간다고 얘기하는데, 그거는 어떤 면에서는 우리 지도체제가 흔들리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얘기일 수 있다"며 "지도체제가 자주 바뀌는 정당 치고 제대로 되는 정당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 2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아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난 다음에 원희룡 비대위, 그런 것으로 한 번 갔다 올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비서실을 싹 교체, 쇄신할 것이고 비대위는 최대한 안 가려고 할테지만 수도권의 동요가 장난 아닐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권 의원의 발언은 이 같은 주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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