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복지부 장관, 연금개혁 '단일안' 요구에 “장담할 수 없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개혁 단일안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의에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달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단일안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앞서 복지부 산하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5차)는 ‘더 내고, 더 늦게 받는’ 방향의 연금개혁 시나리오 18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수안이 아닌 반드시 단일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장관은 “자문위 보고서가 나오면 그걸 토대로 그동안 논의됐던 내용을 종합해서 기금운용계획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까지 한 4번의 계획안이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중에 한두 번은 방향을 제시한 것도 있는 등 다양했다. 최대한 공약수를 맞춰서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5년마다 구성되는 재정계산위원회의 제안을 바탕으로 국민연금제도 개선 방안(종합운영계획)을 냈는데, 그때도 매번 단일안이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조 장관이 언급한 것이다. 앞선 문재인 정부는 4차 재정계산을 바탕으로 4가지 개편안을 제시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의원은 전 정부 때를 언급하며 “지금의 국민의힘, 당시 한국당 의원들은 ‘복수안 제시로 국민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복지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했다”며 “4개 복수안이 혼란을 가중시킨 거라면, 지금 18개나 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제5차 재정계산위원회는 진짜 무책임함의 극치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지난달 1일 공청회를 열고 ▶보험료율 12·15·18% 인상 ▶수급개시연령 68세로 상향 ▶기금운용수익률 0.5·1%포인트 인상 변수를 조합한 18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복지부는 재정계산위가 제시하는 최종 자문안 등을 검토해 종합운영계획을 이달 내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 국민연금에 대한 국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조 장관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재정계산위에서) 보험료율은 올리고 지급 연령은 늘리자고 했는데, 소득대체율 증액에 대한 이야기는 빠졌다”며 “오로지 기금이 고갈될까, 세수가 부족해질까 등 정부 부담만 걱정할 뿐 국민 삶의 안정에 대해 신경 쓴 흔적이 없다. 국고가 연금에 투입되면 절대 안 되느냐”고 물었다. 공무원·군인연금에 국고가 투입되는 것처럼 국민연금에도 국고 지원을 늘리자는 주장이다.
이에 조 장관은 “(국민연금 기금에) 국고를 투입하면 다른 쪽으로 가야 할 돈이 줄어든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재도 크레딧이나 보험료 지원 등에 국고와 지방비가 지원되기 때문에 (국고 지원이) 전혀 없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군인연금은 보험료가 높고 정부가 사용자 입장에서 돈을 지원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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