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카르텔 본 적 있나”…과기부 국감서 예산 감축 ‘집중 포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R&D 예산안을 올해보다 5조1000억원(61.6%) 줄어든 25조9000억원으로 편성한 바 있다.
이날 과방위 국감 질의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예산 삭감으로 수많은 후배가 떠나고 있다’는 비판으로 시작됐다. 대학 교수 출신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떠나는 사람도 있고, 오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 이슈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각자 목표가 있고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을 제가 이야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전에 비해 젊은 연구자들을 굉장히 많이 지원하게 돼 있다”며 미래 인재 지원을 중점적으로 예산을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야권 “대통령 말 한마디에 예산 삭감”
야당 의원들은 지난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33년 만에 R&D 예산이 삭감됐으며,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유지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연구자 시절부터 (과제를) 더 합리적으로 기획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올해 업무 계획에도 R&D 구조조정이 있었다”며 “예산 삭감은 R&D를 R&D답게 가져가자는 정부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R&D 카르텔’의 정의와 실체를 밝히라는 요구가 잇따라 나왔다. 허숙정 민주당 의원은 “카르텔을 본 적 있느냐”며 “예산 삭감이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고 물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비효율의 효율화’라는 취지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사례를 들어 더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자체적으로 한 설문 조사를 거론하며 “조사 대상자의 74.7%가 연구 현장에 카르텔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 “미래 인재 중점, 치열하게 구조조정”
이 장관은 “대통령은 카르텔이라고 한 적이 없다”며 “나눠 먹기 근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삭감된 건이 모두 카르텔은 아니지만 불법적인 것이 나오고 있고, 그런(카르텔적) 측면이 있다”며 “당해 정부 정책, 우선순위, 선택과 집중 등을 집중적으로 고려해 두 달 동안 치열하게 재정 당국과 협의해 예산을 조정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야 “용어 정의 분명히 해야” 지적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R&D 예산이 급격히 늘면서 비효율과 낭비 요인이 크게 누적됐다는 것은 모두가 얘기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야당의 의견에 반박했다. 과방위 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작년과 재작년 과기부 국감 자료를 보면 낭비성, 소모성, 선심성, 퍼주기 R&D는 잘못됐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많았다”고 동감했다.
우주항공청 설립과 조직 구성 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 장관은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우주항공청이 R&D를 맡게 되더라도 (기존 우주 관련 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의 연구 인력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천문연은 서로 협력하는 연구 모델로 우주항공 분야 경쟁력을 신속하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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